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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月 100시간 초과근무 '탈진'…소진공 직원들 "정신과 약 먹고 버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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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광주호남지역본부 소속인 A씨는 지난 5월 뇌출혈 수술을 받았다. 일손이 부족한 대전 본부에 파견을 나가 업무를 돕던 중 건강이 악화됐다. A씨는 “1년 이상 지속된 초과근무와 주말근무로 누적된 피로가 원인인 듯하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으로 재난지원금 등 코로나 관련 소상공인 정책지원 실무를 맡는 소진공 소속 직원들이 과중한 업무와 인력 부족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소진공 직원은 672명. 전국 소상공인이 644만 명임을 고려하면 직원 1명당 약 1만 명의 소상공인을 맡아야 하는 셈이다. 반면 소진공이 지난해 집행한 금융예산은 4조5535억원으로 전년(2조2163억원)의 두 배로 늘었다. 코로나 이후 과로, 위경련, 디스크 등을 앓는 소진공 직원이 늘어난 이유다.

민원인의 폭언과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상담을 받은 직원도 1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소진공은 파악하고 있다. 한 직원은 지난 6월 청와대 홈페이지 청원글을 통해 “하루가 멀다 하고 자살 이야기, 항우울제 이야기가 블라인드(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다”며 “직원들이 쓰러지고, 수술하고, 다수가 정신과 약을 먹으며 버티고 있다”고 호소했다.

소진공 재난지원본부에선 직원 45명이 재난지원금 집행과 500여 명의 콜센터 직원 관리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직원들의 초과근무 시간은 월평균 30~45시간 수준이다. 시간외수당은 정부의 공공기관 가이드라인에 따라 최대 19시간까지만 지급되고 있다. 나머지는 보상휴가로 대체하고 있으나 코로나 이후 업무가 급증한 상황에서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게 현직자들의 한목소리다. 소진공의 한 직원은 “작년 9~10월에는 재난지원금 TF팀 인원 13명이 월 100시간의 초과근무를 하며 2차 재난지원금을 집행했다”며 “수백만 명의 소상공인을 감당하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소진공의 평균임금과 1인당 복리후생비는 지난해 각각 약 4900만원과 59만원 수준으로, 중기부 산하기관 중 가장 낮다. 소진공 관계자는 “소진공은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도 추진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정책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도록 충분한 인력과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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