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 노조가 다음달 14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추석 연휴 직전 서울 지하철 운행에 차질이 빚어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서울 지하철 1~9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정부와 서울시가 노조의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9월 14일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23일 발표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공사가 추진 중인 1971명 구조조정안을 철회하고, 무임승차 등 공익서비스 비용을 국비로 보전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공사와 노조는 물밑 협상을 지속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무임승차 국비 보전의 결정주체인 기획재정부도 ‘지원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다음달 노조는 총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인천·대구·대전·광주·부산 6개 지하철 노조로 구성된 전국철도지하철노동조합협의회(이하 협의회)도 이날 민주노총에서 서울교통공사의 구조조정 계획 철회와 무임수송 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며 파업 동참을 선언했다. 서울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경우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등 필요한 절차를 거쳐 파업에 참여할 방침이다.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 6개 도시 지하철의 무임승차 규모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총 2조77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로 지하철 이용객이 감소한 지난해에도 무임승차 규모는 4458억원에 달했다. 이는 6개 지하철의 지난해 순손실 총 1조8235억원의 24.4%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민주노총도 23일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오는 10월 20일 총파업을 열기로 의결했다. 110만 명에 달하는 전 조합원이 총파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의 구속영장 집행과 관련해 “법과 원칙에 따라 구속 영장을 신속하게 집행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 5~7월 서울 도심에서 불법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양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13일 발부했다. 하지만 경찰은 영장이 발부된 지 열흘이 지나도록 영장을 집행하지 않아 비판을 받아왔다. 경찰은 18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사무실을 찾아 양 위원장의 구속영장을 집행하려고 시도했으나 민주노총 저지로 무산됐다.
장강호/곽용희/양길성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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