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4년간 국가정보원의 예산(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 포함)이 8000억원 가까이 늘어나고 청와대 경호 인력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권력 기관이 비대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29일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분석한 ‘역대 정권별 국정원 예산 추이’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4년(2017~2020년)간 국정원 예산은 총 2조1902억원으로 집계됐다. 박근혜 정부 4년간 총예산(2013~2016년, 1조9027억원)보다 2875억원(15.1%) 증가했다. 국정원의 ‘숨겨진 예산’으로 불리는 기획재정부 소관 예비비 중 국가안전보장 활동경비 지출액도 2조2529억원으로 전 정부(1조7585억원)보다 4944억원(28.1%) 늘었다.
이에 따라 현 정부 국정원 관련 예산은 총 4조4431억원에 달한다. 연평균 1조1108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박근혜 정부는 9153억원, 이명박 정부는 8051억원, 노무현 정부는 7442억원이었다.
송 의원은 정부·여당이 국정원 업무를 대폭 축소하기로 한 상황에서 예산만 늘어난 건 “권력 기관 덩치 키우기”라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 출범 후 국정원의 국내 정보 기능을 해체하고 대공 수사권을 경찰로 이관하는 등 국정원의 권한과 기능 축소를 추진했고 지난해 11월 관련 법안을 통과시켰다.
문재인 정부 4년간 청와대 인력도 10% 넘게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 말 1001명이던 청와대 인력은 지난해 말 기준 1118명으로 117명 늘었다. 전 정부 때 청와대 인력 증가가 2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인력 증가 규모가 5.5배나 많은 것이다. 증원 인력은 대통령 경호처에 집중됐다. 경호처 인원은 지난해 628명으로 현 정부 들어서만 96명 증가했다. 이 외에 청와대 인력은 1, 2급 고위공무원이 9명, 3~5급 행정관이 9명 추가됐다.
송 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연이은 부동산 정책 실패로 국민의 삶은 어려워져만 가는데, 정부는 권력기관인 청와대와 국정원의 덩치 키우기에만 몰두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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