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면 국내에서도 드론택시 상용화가 시작돼 여의도에서 인천공항은 물론이고, 대형병원이나 소방서, 주요 관공서에는 '도심공항모빌리티(UAM)', 일명 드론택시가 다닐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교통부에서도 지난 5일 UAM 관련 '국가항행계획 2.0'을 마련,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을 활용, 최적의 비행경로를 보장하기 위한 맞춤형 항공교통종합계획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최근 현대자동차그룹은 UAM 사업의 본격화를 위해 미국 제네시스 에어 모빌리티에 대한 출자를 완료했습니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가 지분을 공유하고 그룹 계열사의 시너지를 통해 늦어도 2026년까지 UAM 기체를 개발, 물류사업에 투입할 계획입니다. 2028년에는 여객 상용화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인천시에서도 UAM에 대한 도시 수용성을 높이기로 하고 2025년에 전세계 최초로 UAM 을 활용하는 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인천형 도심항공교통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체 모두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UAM의 상용화를 위한 다양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서 2025년부터 관공서나 종합병원, 소방서 등에서는 바로 활용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얼마전 경기도 내 모 지자체에서 신청사 설계 국제공모를 시작했는데, 설계 조건에 UAM 버티포트를 설계에 반영하도록 지침에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이는 신청사가 준공되는 시점에서는 UAM을 시청에서 가장 많이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재 건축법규에도 없는 사항을 미리 선반영한 사례입니다.
다만 현재 설계중인 3기신도시를 비롯, 각종 재개발, 재건축 및 공공청사, 관공서의 설계에는 UAM 버티포트 설계기준이 없어서 반영이 안되고 있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실시설계시 반드시 반영하도록 해야 합니다.
얼마전 서울 주요 재건축 조합의 조합장이 필자가 주장하는 아파트 건축물 옥상에 UAM 버티포트 설계를 포함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냐고 문의가 왔습니다. 국토부에서는 지난 3월31일에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기술로드맵'을 확정했습니다. 기체 및 승객 안정성 확보 기술을 최우선적으로 개발하고, 경제성을 위한 양산 및 유지관리기술, 인력양성 등 기술생태계를 먼저 구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직까지 건축법에는 비상시에 헬기가 착륙할 수 있는 헬리포트를 설치해야 하는 내용만 있습니다. 정확한 기준은 '건축법시행령 제40조(옥상광장 등의 설치) 제4항 제1호'에 '층수가 11층 이상인 건축물로서 11층 이상인 층의 바닥면적의 합계가 1만㎡ 이상인 건축물의 옥상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공간을 확보해야 하며, 건축물의 지붕을 평지붕으로 하는 경우, '헬리포트를 설치하거나 헬리콥터를 통해 인명 등을 구조할 수 있는 공간'을 설치해야 한다 라고 되어 있습니다.
설치에 관한 법규는 '건축물의 피난.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제13조(헬리포트 및 구조공간 설치 기준)에 의해 헬리포트는 길이와 너비 각각 22m 이상, 단 15m까지 감축할 수 있고, 또 반경 12m 이내에 헬리콥터 이.착륙에 장애가 되는 건축물, 공작물, 조경시설 또는 난간 등을 설치하면 안되고, 기타 표시 등에 대한 내용이 나옵니다.
이 법규만 적용해서 설계를 할 경우, 대부분의 아파트 옥상에는 헬리포트 설치가 아예 안될 겁니다. 긴급상황에서만 활용되는 헬리포트는 설치된다 하더라도 UAM, 즉 드론택시처럼 자주 활용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UAM은 규모와 무게가 헬리콥터보다 훨씬 작기때문에 적은 공간만 있어도 충분하고 장거리용 UAM의 경우만 별도의 UAM 버티포트를 설치하면 됩니다. 즉, 공공청사 및 소방서, 중대형 병원, 학교 등은 드론택시 상용화 직후 바로 활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늦어도 2030년이면, 일반 오피스, 호텔, 상업시설은 물론 아파트 옥상에서도 활용이 될 것입니다.
지금 추진되고 있는 3기신도시는 물론, 서울의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 민간재건축 등에 UAM 버티포트에 대한 설계 기준이 미리 반영이 되야 합니다. 건축물을 설계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구조설계인데, 건축물 자중을 고정하중(dead load), 활하중(live load), 풍하중(Wind load), 지진하중, 적설하중 등으로 구분합니다. 바로 UAM 버티포트를 만들때 UAM은 활하중에 해당되기 때문에 미리 선반영하지 않으면 나중에 추가로 설치하기에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게 됩니다.
구조체에 약간의 활하중으로 포함해서 미리 건축물을 건립하면 나중에 왠만한 UAM은 건축물 상부에 착륙할 수 있습니다. 이를 미리 반영안하게 된다면 거의 운행이 불가능해 집니다.
2030년쯤 되면 여기저기에서 이런 얘기들이 나올 것 같습니다. "우리 아파트는 옥상에서 드론택시를 탈 수 있다"라는 얘기가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UAM 버티포트가 설계에 미리 반영된다면 향후 30년이상 100년까지 사용해야 하는 건축물의 특성상 당연히 UAM 을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드론택시로, 비상시에는 소방드론착륙장 등으로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4차산업의 중추적 기술인 비대면문화가 빠른 속도로 우리곁으로 다가왔습니다. 식당에서는 로봇이 닭을 튀기고 커피를 타고, 서빙도 하고 안내도 하고 인공지능(AI)으로 공부도 하고, 호텔 예약도 받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현재 전세계 UAM 개발속도로 보면 선진국은 2023년에 상용화한다고 하고 있고, 작년 11월에 여의도에서 테스트했던 중국 E-Hang사의 드론택시는 벌써 상용화되어 의료나 소방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설하는데 설계부터 5년이상 걸리는 건축물에 대한 기준은 아직 없습니다. 그러니 자칫 엄청난 건축물들이 향후 UAM을 활용하지 못하는 건축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UAM의 종류가 너무 많고 어떤 것이 적당한지 몰라서 법규에 반영 안 할 필요는 없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는 UAM 기준으로 만들고, 더 큰 것은 헬리포트에서만 활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국토부 및 관련기관들이 빨리 협의해서 UAM 버티포트 건축기준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2030년도에 최소한 새로 건설된 아파트나 건축물에서 드론택시 타고 다닐 수 있지 않을까요. 아파트에서 드론택시 타고 출퇴근 하는 시대는 머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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