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무장 정파 탈레반이 새 정부 모델을 몇 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21일 탈레반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변인은 로이터에 "탈레반 내 법률, 종교, 외교정책 전문가들이 앞으로 몇 주 안으로 새 통치 방식을 제시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이 대변인은 새 정부 모델과 관련해 "모두의 권리를 보호하겠지만 서구에서 정의하는 민주주의는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탈레반의 재집권 후 지난 정부 인사와 미군 등과 일했던 이들에 대한 체포, 가혹행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 대변인은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일부 잔혹 행위와 범죄에 대해 들었다"며 "만약 탈레반 대원들이 이런 법·질서 관련 문제를 저지른다면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황과 스트레스, 불안감을 이해할 수 있다"며 "사람들은 우리(탈레반)가 책임을 지지 않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탈레반 대변인은 피난 인파가 몰리며 아수라장이 된 카불 국제공항에 대해서도 발언했다. 그는 "탈레반 공항 사태는 탈레반의 책임이 아니다"며 "서구 국가들은 좀 더 나은 대피 계획을 세웠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탈레반은 이전 아프간 지도자들 및 민병대 지도자들과 대화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서방 국가들의 우호적인 철수를 보장할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현재 카불공항 안팎에서 대피를 희망하는 이들이 몰려 심각한 정체가 빚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군이 카불 공항에서 불과 200m 떨어진 건물에 있던 미국인들을 헬기를 동원해 공항으로 수송하는 등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또 현지인들은 물론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미국인들이 탈레반 조직원들에게 구타를 당한 일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