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 도중 피를 흘리는 고(故) 권대희 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성형외과 원장 장모(52·남) 씨가 1심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른바 ‘공장식 수술’을 하느라 환자를 구할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질타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훈 부장판사는 19일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장씨는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피고인 장씨 등의 업무상 과실로 군 복무를 마치고 대학 복학을 앞둔 20대인 피해자가 숨지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며 “유족의 고통이 매우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른바 공장식 수술 라인을 돌리느라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의 어머니가 수술실 CC(폐쇄회로)TV를 수집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관계자 행적을 분·초 단위까지 세밀하게 확인했다”며 “진실을 밝히려는 수년 동안의 처절하고 고된 행적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장씨와 함께 기소된 동료 의사 이모 씨는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으며, 의사 신모 씨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간호조무사 전모 씨는 선고를 유예받았다.
장씨 등은 2016년 9월 권씨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경과 관찰과 후속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과다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를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술 당시 장씨는 다른 환자를 수술한다는 이유로 간호조무사인 전씨에게 30분가량 권씨의 수술 부위를 지혈하도록 지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마치 컨베이어 벨트에서 조립되는 제품처럼 피해자를 수술했다”며 장씨에게 징역 7년6개월과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