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단독 내정을 두고 "문재인 지지자라고 당당히 밝히는 황 씨를 통해 친문(親文) 지지자들을 결집하고 이낙연을 공격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에 황 씨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해 "일본 총리나 하라"고 저격한 보도를 공유하면서 "이재명 지사가 논란을 각오하고 황 씨를 임명하는 숨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친문결집과 차도살인지계"라고 적었다. 차도살인지계(借刀殺人之計)는 손자병법 36계 중 승전계의 제3계로, 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죽인다는 의미다.
이어 "빅마우스 황 씨의 입을 빌려 이낙연을 공격하려는 것"이라며 "손 안 대고 코를 푸는 격"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본인(이재명)은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에 직접 나설 수 없는 만큼, 저돌적이고 무례한 빅마우스 황 씨를 통해 이낙연 후보 네거티브를 '대행'하는 것"이라며 "드디어 황 씨 입을 통해 이낙연 후보를 일본 총리감으로 매도해버린다. 매우 자극적이지만 매우 효과적이고 교활한 네거티브 공세를 황 씨가 대행해주는 셈"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은 선거인단 투표인 만큼 친문 성향 지지층이 결정적"이라며 "이 지사는 황교익 임명 강행을 통해 친문결집과 네거티브 대행 효과로 확실하게 이익을 챙기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의 인성을 미뤄보면, 민주당 대선 후보 결정 이후 황 씨가 본선에서 중도층 지지 견인에 장애가 되면 과감히 자를지도 모른다. 쓸모가 없으면 용도 폐기할 것"이라며 "황교익 카드에 숨은 이 지사의 정치적 의도가 드디어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여의도 캠프를 찾은 기자들이 황 씨 내정 관련 질문을 던지자 "아니요"라고 답하며 손사래를 쳤다. 황 씨가 과거 "형수 욕설을 이해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대목을 두고 여야를 막론하고 '보은 인사'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지사가 사실상 입을 다문 것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