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사진 왼쪽)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 오른쪽)과의 통화를 녹음한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해당 녹취록이 유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이 불쾌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틀 전 이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통화를 녹음했다. 대표 실무진이 이 녹음 파일을 문서화했는데 해당 문서가 당 밖으로 유출되면서 논란이 됐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뉴스1에 "이 대표가 일부러 녹음을 한 것은 아니고 자동녹음 기능이 있어 녹음이 된 것"이라며 "실무진이 녹취를 풀었는데 이게 실수로 밖으로 흘러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녹음 내용은 지난 12일 이 대표가 밝힌 것과 같은 내용으로 특별히 문제될 내용은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통화는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캠프 정무실장인 신지호 전 의원의 '이준석 탄핵' 발언 관련 유감을 표하고자 지난 12일 이 대표에게 직접 전화를 걸면서 성사됐다.
앞서 신 실장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추진 중인 대선 후보 토론회 관련 "당 결정이라고 해도,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면 탄핵도 되고 그런 것 아니냐"라고 발언해 윤 전 총장-이 대표와의 갈등을 키웠다. 이 대표는 당시 "이쯤 되면 막가자는 것"이라며 신 실장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통화로 양측의 갈등이 해소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이 대표가 윤 전 총장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고, 토론회 참석 여부도 분명히 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좀처럼 봉합되지 못했다.
이번 녹취록 유출 파장에 대해 윤 총장은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이 녹음과 녹취록이 유출된 사실을 보고받았다"며 "기분이 좋을리가 있겠는가"라고 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