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아 사망사고를 내고 도주한 30대 남성이 곧바로 지인을 불러내 또 술판을 벌였다. 이 남성은 항소심 재판에서 원심보다 형이 늘었다.
전주지법 제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는 특정벌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 등으로 기소된 A씨(37)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16일 오후 11시45분께 술에 취한 상태에서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전주시의 한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하며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사고로 머리를 심하게 다친 오토바이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받던 중 다음날 사망했다.
피해자에 대한 구호조치를 하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난 A씨는 범행 전 함께 술을 마신 지인을 다시 불러내 인근 모텔에서 또다시 술판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35% 만취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그는 과거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법원이 음주운전을 엄벌하는 이유는 이 사건과 같이 오로지 피고인의 행위로 아무런 잘못이 없는 상대방이 사망하는 등 끔찍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그동안 반복해온 음주운전 전력 등에 비춰보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법원이 선고하는 음주운전에 대한 양형에 비춰봐도 피고인에게 선고된 형은 너무 낮아서 구긍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사고로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고 도주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고, 과거에도 두 차례나 음주운전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면서도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당시 검찰과 피고인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