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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분기 매출 5조'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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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매출 5조원을 돌파했다. 매출 증가율은 71%를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갔다. 경기 덕평물류센터 화재, 노동환경 논란 등 악재에도 무려 15분기 연속 50% 이상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쿠팡 성장의 비결은 기존 기업들의 관행에 얽매이지 않는 과감한 투자, 이를 뒷받침하는 빠른 의사결정, 중소상공인을 끌어들이는 플랫폼의 힘으로 정리된다.
사상 최초로 매출 5조원 돌파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한 쿠팡은 올 2분기에 44억7811만달러(약 5조2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12일(한국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 26억1408만달러(약 3조355억원)보다 71% 증가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실적 발표 이후 콘퍼런스콜에서 “쿠팡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커지고 있는 한국 e커머스 시장 전체보다도 몇 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전체 매출은 180억달러(약 21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분기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쿠팡에서 주로 쇼핑하는 활성소비자(active customer)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이용자를 뜻하는 활성소비자는 지난 분기 1702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1348만7000명에서 26% 늘었다. 이들이 올려주는 1인당 매출도 같은 기간 194달러에서 263달러로 증가했다. 한국인 3분의 1은 쿠팡 소비자이고, 이들이 점점 쿠팡에서 돈을 많이 쓰고 있다는 얘기다.

영업손실은 5억1493만달러(약 5957억원), 순손실은 5억1860만달러(약 6000억원)를 기록했다. 순손실에는 6월 17일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관련 비용 2억9500만달러(약 3413억원)가 선반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과감한 투자·조직문화가 성장 원동력
쿠팡이 이처럼 빠르게 성장한 비결은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는 과감한 투자와 소비자 편익에 집중하는 경영스타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쿠팡은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직매입과 물류사업에 수조원을 투자해 로켓배송(익일·새벽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 편익과 쿠팡 경쟁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방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쿠팡의 조직문화도 폭발적인 성장을 이끈 힘이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은 비즈니스 구상 단계에서 실제 서비스 시작까지의 기간이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짧다”고 분석했다. 구상을 끝내고 일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을 시작한 뒤 구상에 구상을 더하는 방식이다.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빠르게 해결하는 게 쿠팡의 강점이다. 쿠팡 문화에선 임직원들을 ‘문제해결사’라는 개념으로 인식한다.

강력한 쿠팡 플랫폼은 소비자뿐 아니라 판매자도 끌어들이고 있다. 상품을 구매해줄 소비자가 많아지니 자연스레 오픈마켓 사업에도 셀러가 많아지는 것이다. 트래픽이 늘어나면서 판매자가 증가하고, 이로 인해 많아진 상품군이 다시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이른바 ‘플라이휠’ 효과다. 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강조하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는 세상이 실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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