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으로 개발하던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 미생물)이 화장품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코스맥스에 이어 한국콜마도 인체에 있는 유익균을 이용한 화장품 개발에 나섰다.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개발사도 바르는 마이크로바이옴 제품을 내놓고 있다.
한국콜마는 GFC생명과학, 경희대와 프로바이오틱스(인체 유익균)에서 유래한 엑소좀에 대한 공동 연구를 하기로 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들은 유익균에서 나오는 분비물인 엑소좀을 이용해 항노화 화장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화장품 개발에 적용할 유익균은 20대 여성의 피부에서 분리해 얻은 것”이라며 “피부 유익균인 ‘락토바실루스 프란타룸’이 50대 여성 대비 20대 여성에게서 두 배 이상 많이 발견되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
한국콜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차세대 화장품 기술로 낙점했다. 지난해 6월 고바이오랩, 지난해 7월 MD헬스케어와 잇따라 물질 도입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기반을 다졌다. 유익균에서 엑소좀 생산 수율을 높이는 원천기술도 확보했다. 그간 마이크로바이옴은 프로바이오틱스를 담은 건강기능식품이나 치료제 위주로 개발됐다. 먹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장내 미생물이 주로 연구 대상이었다. 2018년 영국 유니레버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개발사인 프랑스 갈리니를 인수하고 프랑스 랑콤이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을 출시하면서 화장품 시장이 본격 형성됐다.
국내에선 코스맥스가 2019년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소재 개발에 성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젊은 여성의 피부에 많이 존재하는 유익균이 피부 노화 억제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 유익균의 분비물로 화장품 소재를 만들었다. 이 소재는 미국 에스티로더에 인수된 해브앤비의 화장품으로 상용화됐다.
치료제 개발사들도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는 지난 1월 마이크로바이옴 배양액을 이용한 화장품 브랜드 ‘유이크’를 출시했다. 가루 형태인 파우더에서 액체로 된 토너, 세럼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비피도는 주름 개선과 아토피 피부용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고바이오랩은 화장품은 아니지만 바르는 형태 여성청결제인 ‘이너워시’를 지난해 3분기 시장에 내놨다. 고바이오랩 관계자는 “치료제와 건강기능식품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앞으론 화장품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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