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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도 없는 탄중위가 의견 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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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시나리오 원문은 어디서 구할 수 있나요? 탄소중립위원회 홈페이지가 없어서 도저히 찾을 수 없네요.”

기자가 지인 A씨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다. 지난 5일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이 공개되고 관련 기사가 나오자 A씨는 구체적인 내용이 알고 싶어 자료 원문을 구하려고 했지만 탄소중립위 홈페이지를 찾는 데부터 진땀을 뺐다. 결국 A씨가 기자의 도움을 받아 시나리오 원문을 찾은 곳은 국무조정실 홈페이지였다. 탄소중립위 사무처가 국무조정실 산하에 있다는 걸 알고 있는 기자와 일부 공무원을 제외하곤 일반 국민이 이 시나리오 원문에 접근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던 셈이다.

지난 5월 29일 탄소중립위가 공식 출범한 후 두 달여가 훌쩍 지났지만 아직 위원회 자체 홈페이지는 개설되지 않았다. 홈페이지 구축 시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탄소중립위 관계자는 “올 하반기 개설을 목표로 관련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문재인 정부는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다양한 국민 의견을 수렴해왔고, 국민의 호응을 얻어냈다. 온라인 채널을 통한 의견 수렴 중요성을 어느 정권보다 잘 알고 있고, 또 이를 적극 활용해 정치적 이득도 적잖이 봤다. 이런 점에서 탄소중립위가 홈페이지 개설 시점조차 명확히 밝히지 못하는 게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탄소중립위가 컨트롤하는 ‘탄소중립’ 이슈는 현 정부의 후반기 핵심 국정과제이기 때문이다. 온라인 소통도 제대로 되지 않는 탄소중립위가 앞으로 어떤 국민의, 어떤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부터 의문이다.

탄소중립위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한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겠다며 7일 만 15세 이상 500여 명의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 ‘탄소중립시민회의’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한 달여간 운영될 이 회의체를 놓고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고작 500여 명이 5200만여 명의 전체 국민을 대변할 수 있겠냐는 비판은 둘째치더라도 무작위로 뽑힌 비전문가들이 한 달여 만에 도출한 결론을 국가 정책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구상 자체가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대한민국의 100년, 아니 그 이상의 미래를 좌우할 국가 에너지정책을 형식적인 의견 수렴만 거쳐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국민 주권을 무시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30년 뒤 미래 세대와 기업 부담으로 직결될 수 있는 탄소중립이 ‘졸속 탈(脫)원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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