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난 3월 대만산(産) 파인애플의 수입을 전면 중단했다. "파인애플에서 유해 생물이 검출됐다"는 게 중국 측 설명이었다. 하지만 중국과 거리를 두고 미국을 가까이하는 대만을 겨냥한 정치적 보복이라는 평가에 무게가 실렸다.
5개월이 지난 현재 중국의 '파인애플 보복'은 눈에 띄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중국 대신 일본이 대만 파인애플의 주요 수입국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만 농업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수출길이 막힌 지난 3월부터 4개월간 대만에서 일본으로 수출된 파인애플은 1만6556?으로 전년 동기 대비 8배 이상 급증했다.
파인애플 가격 급감을 우려하며 파인애플 '애국소비' 운동까지 벌였던 대만 농업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농업위원회 관계자는 "출혈이 시작되기 전에 피해가 멈췄다"며 "일본은 이제 중국을 대체하는 대만 파인애플의 주요 수입국"이라고 했다.
파인애플은 대만 중부와 남부 지역 농가의 주요 수입원이다. 대만산 파인애플의 약 11%가 수출됐고, 이 가운데 90% 이상이 중국으로 향했다.
파인애플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지난 3~6월 파인애플 가격은 ㎏당 평균 22.1대만달러(약 910원)로 전년 동기보다 28% 급등했다. 최근 3년 중 관측된 최고 가격이기도 하다.
대만 농업계에서는 차제에 과일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한 파인애플 농가 운영자는 "중국을 통해 쉽게 돈을 벌던 시대는 끝났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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