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 지수는 전날 대비 0.78% 오른 35,064.25, S&P 500은 0.60% 상승한 4,429.10, 나스닥은 0.78% 오른 14,895.12로 각각 장을 마감했습니다.
델타 변이 확산에도 불구하고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안도감이 지배했습니다. 요즘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하루 평균 10만 명을 넘고 있지만 사망자 수는 500명 안팎으로 통제 가능한 수준입니다. 올 초만 해도 코로나 사망자 수는 하루에 3000여 명에 달했습니다.
경기 둔화 우려로 꾸준히 떨어졌던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오랜만에 상승세를 연출했습니다. 연 1.23%로, 전날 대비 0.04%포인트 올랐습니다.
이런 가운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말 S&P 500 전망치를 종전 4,300에서 4,70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기업들의 실적 개선 흐름이 하반기에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봤습니다.
국제 유가는 소폭 올랐습니다.
9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 대비 1.38% 오른 배럴당 69.09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전날까지 3일 연속 떨어진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유입됐습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간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영향도 있었습니다.
▶회복세 보인 고용 지표
개장 직전 발표됐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증시에 작지 않은 호재로 작용했습니다. 지난주 청구자 수는 38만5000명으로, 전주 대비 1만4000명 줄었습니다. 월가의 예상치가 38만3000명이었는데, 거의 일치했습니다.
최소 2주간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연속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6만6000건 줄어 293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3월 팬데믹 선언 이후 최저치입니다.
백신 접종 확대와 영업 규제 완화, 전체 50개 주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폐지된 추가 실업수당 제도 등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됩니다.
기업들의 감원 계획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력컨설팅 업체인 CG&C(챌린저, 그레이&크리스마스)에 따르면 7월 감원 계획은 전달보다 7.49% 감소한 1만894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2000년 6월 1만7241명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미 무역적자는 큰 폭 확대
미국의 무역 적자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1980년대부터 적자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 이후 적자 폭이 더 커졌는데, 지난 6월엔 역대 최고치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날 개장 전 발표된 상무부 자료를 보면, 상품·서비스 등 무역수지 적자가 757억달러에 달했습니다. 전달 대비 6.7%(48억달러) 늘어난 수치입니다. 올 3월의 역대 최대 기록(750억달러)을 갈아치웠습니다. 시장 예상(742억달러)보다 많았습니다.
수입은 2.1% 늘었는데, 수출은 0.6%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자동차와 컴퓨터, 의류, 원유 등의 수입이 많이 늘었습니다.
시장에선 무역 적자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미 경제의 회복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기 때문이란 겁니다. 여행 및 소비 수요 증가로 경제 정상화가 가까워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특징주: 롤러코스터 탄 로빈후드
지난주 상장한 뒤 일주일도 안 돼 두 배 가까이 급등했던 증권거래 앱 로빈후드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로빈후드 주가는 새로운 ‘밈 주식’으로 꼽히고,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먼트가 대량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급등세를 탔습니다. 공모가가 주당 38달러였는데 한때 85달러를 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날에만 27.59% 급락하면서 주당 50.97달러로 마감했습니다. 개장 직후부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습니다. 기존 주주들이 클래스A 보통주를 총 9790만 주 매각하겠다는 공시가 매도세에 불을 당겼습니다.
이번 매각에 나선 주주 중에는 로빈후드 주식을 10% 이상 보유하고 있는 뉴엔터프라이즈와 앤드리슨 호로비츠, 리빗캐피탈 등 투자업체가 다수 포함됐습니다. 이제 기존 주주들은 언제든 보유 물량을 시장에 쏟아낼 수 있어 불안감이 여전합니다.
반면 전체적으로 에너지와 금융, 유틸리티 관련주는 하루종일 강세를 보였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차 '호재'
조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새로운 친환경차 전략도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었습니다. 9년 후인 2030년까지 미국에서 새로 판매되는 모든 자동차의 절반을 무공해차로 바꾸겠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완성차 업체인 GM 주가는 3.3%, 포드는 2.9%, 테슬라는 0.5% 각각 뛰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친환경차는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수소연료전지차 등입니다. GM 등 완성차 업체들도 이런 백악관의 목표에 부합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의 친환경차 구상이 강제성을 띠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컨설팅업체 알릭스파트너스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전기차 비중은 2030년에 약 24%가 될 것으로 추산됩니다. 바이든의 전략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차량 판매처인 미국에서 이 비중을 두 배 이상 높이겠다는 겁니다.
▶일부 기업은 사무실 출근 연기
델타 변이 확산 속 일부 기업이 재택근무 종료 시점을 늦추겠다고 밝히면서 확산 여부가 주목됩니다. 기업 활동에 다소나마 차질이 빚어지는 조치이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인 아마존은 원래 다음달 7일부터 현장 근무를 재개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이 시점을 내년 1월로 늦추겠다고 이날 밝혔습니다. 정상화 시점을 4개월가량 미룬 겁니다.
월마트(160만 명)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내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있는 아마존은 미국에서만 133만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고용 인원이 작년 대비 52% 급증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은 물론 웰스파고 등 일부 은행도 사무실 출근 계획을 9월에서 10월로 1개월 늦춘 상태입니다. 이들 기업은 자사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도 강제할 계획입니다.
▶핵심 이슈 및 내일 전망
이날 뉴욕증시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가장 큰 배경은 ① 실업수당 지표 발표 후 고용 침체 우려 불식 ② 경기 회복 기대에 따른 장기 국채 금리 상승 ③ 기업들의 하반기 실적 호조 전망 등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오늘밤 9시30분에 개장하는 6일 뉴욕증시는 최근들어 가장 중요한 경제 지표에 반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장 직전 공개하는 7월의 비농업 일자리 및 실업률입니다.
월가에선 7월의 비농업 일자리 수가 80만 명 안팎 늘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전달 대비 0.2%포인트 떨어진 5.7%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다만 인력관리 업체인 ADP가 내놓은 7월 민간부문 고용이 시장 예상의 절반인 33만 명 증가에 그쳤기 때문에 시장 눈높이는 다소 낮아진 상태입니다.
앞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등 Fed의 주요 인사들은 7~8월 고용이 호조를 보이면, 10월부터라도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놨습니다.
이날 2분기 실적을 내놓는 기업으로는 드래프트킹스와 굿이어타이어, 도미니언에너지 등이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