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드민턴 선수들의 '욕설 기합'을 두고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강경 대응에 나서자 중국 주요 언론이 김연경(33·상하이) 선수를 끌어들이며 반박 여론을 형성하고 나섰다. 자국 선수를 비판하려면 먼저 김연경 선수 측에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게 이들 주장이다.
논란은 지난달 27일 한국(김소영-공희용 조)과 중국(천칭천-자이판 조)이 맞붙은 도쿄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시작됐다. 천칭천 선수가 계속해서 '워차오'라고 외친 것이다. 워차오는 영어에서 'FXXX'와 비슷한 수준의 심한 욕설이다.
천칭천은 "발음 문제로 생긴 오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현재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은 경기 중 심판, 관중에 들릴 정도로 크기로 모독적인 발언을 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한배드민턴협회는 BWF 측에 공식 항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하지만 중국 일부 언론은 '내로남불'이라며 비판 보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 주요 매체인 텐센트뉴스는 이날 오전 '한국 언론의 이중잣대: 천칭천 선수에는 욕설을 했다며 비판했지만 김연경의 욕은 귀엽다고 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이 매체는 "천칭천 선수 논란에 대해 소셜미디어상에서 한국인들은 강력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되레 욕설로 유명한 김연경 선수에 대해선 '식빵언니'라는 별칭까지 붙여주며 찬양하고 있다"며 "이중잣대를 가진 한국 언론은 말문이 막히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김연경 선수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한일전 당시 경기 중 '식빵'과 초성이 비슷한 욕설을 내뱉는 장면이 여럿 포착된 것을 계기로 팬들로부터 '식빵언니'로 불리기 시작했다.
신민경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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