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사무직 근로자들로 조직된 'LG전자 사람중심 사무직 노동조합(사무직 노조)'이 2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LG전자를 근로감독 해달라'는 근로감독 청원서를 제출했다.
사무직 노조 위원장 명의로 제출된 해당 청원서에는 LG전자가 노사협의회를 제대로 운영하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노조는 청원서에서 "LG전자 주식회사가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을 위반해 적법한 노사협의회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며 "이런 위법 행위로 근로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으므로 지청의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한다"라고 밝혔다. 한 노무사는 "회사와 제대로 된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만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사무직 노조는 최근 타기업과 비교해 적은 수준의 성과급과 임금을 두고 불거진 사무직 직원들의 불만을 대변하고, 생산직 노동조합 위주 노사관계로 사무직 근로자들이 배제되는 현상에 변화를 주겠다며 지난 2월 설립됐다. 설립 직후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현재 조합원은 3500여명에 달한다. LG사무직 노조 출범 이후 이를 벤치마킹해 현대차, 금호타이어 등에서도 사무직 노조가 속속 출범했다.
지방청의 한 근로감독관은 "특별근로감독 요청이 들어와도 감독관 집무규정에 따라 사회적 파장이나 이슈가 있었는지 요건을 판단해서 감독 여부를 결정한다"며 "사전 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최종 판단까지 2개월 이상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가 회사와 교섭 과정에서 나타난 최근의 소강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청원을 선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사무직 노조는 "교섭대표 노조인 기존 생산직 노조가 자신들의 입장을 제대로 대변하고 있지 못하다"며 중앙노동위원회에 생산직 노조와 별개로 교섭하겠다는 취지의 '교섭 단위를 분리'를 신청한 바 있으나, 지난달 2일 최종 기각된 바 있다. 사무직 노조 입장에서 교섭 단위 분리가 인정될 경우 추후 조합 활동의 큰 모멘텀이 될 수 있었기에 아쉬움이 큰 결과였다. 이후 조합원 가입 추세가 다소 주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난국을 타개하려 회사를 상대로 근로감독을 요청했다는 평가다. 노조 조직화에 도움을 줬던 김경락 노무사는 "근로감독 결과를 보고 추가로 조치를 더 취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 측은 "노사협의회를 운영해 오고 있으며 노동부의 조사에 성실히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용문 덴톤스리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무직 노조는 내부 정보 접근도 용이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곽용희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