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며 귀국 조치를 거부한 도쿄올림픽 벨라루스 육상 대표 선수 크리스티나 치마누스카야가 결국 폴란드 행 비행기에 오른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치마누스카야가 폴란드로 망명한다"며 "폴란드 외무부가 그녀에게 비자를 발급했으며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치마누스카야는 도쿄 주재 폴란드 대사관에 머물고 있으며 4일 폴란드의 수도인 바르샤바로 떠날 예정이다.
지난해 8월 알렉산드로 루카셴코가 벨라루스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과정에서 치마누스카야는 재선거와 정치범 석방을 촉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그녀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뒤 "출전 경험이 없는 4x400 계주에 나가라는 지시를 두고 벨라루스 육상 대표팀 관계자를 비판한 탓에 팀에서 제외됐으며 강제 귀국 조치까지 받았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벨라루스스포츠연대재단(BSSF)에 도움을 요청했다.
BSSF는 "치마누스카야는 벨라루스 정부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낀다"며 "망명 신청까지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벨라루스국가올림픽위원회(NOC RB)는 그녀의 정신에 문제가 있어 귀국 조치를 내렸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치마누스카야의 남편은 영국 BBC를 통해 "벨라루스 언론이 정신 문제를 보도하고 있지만, 아내는 분명히 정상"이라고 강조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도 곧 치마누스카야를 따라 폴란드로 이동할 예정이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