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 주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두고 "실효성도 의문인 사이비 분배 정책"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이 지사는 "단면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 세상에는 오리너구리도 있다"고 즉각 반격했다.
지난 1일 최 전 원장은 '기본소득이 성장 정책이라는 궤변' 제하 입장문을 통해 "이재명 지사가 며칠 전 기본소득이 성장 정책이라고 주장했다고 들었다"며 "이재명 지사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은 성장 정책이 아닌 분배 정책이다. 일종의 변형된 소주성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소비가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성장은 혁신을 통한 가치 창출에서 나온다. 리스크를 감수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기 위해 도전할 때 소비는 돈을 순환시키지만 소비가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이끌어내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투자가 성장을 촉진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국민에게 8만 원을 주는 기본소득은 큰 틀에서 봤을 때 복지 정책이고, 이 지사의 주장에 따르면 양극화를 일부 완화시키는 분배 정책이 될지언정 성장 정책은 결코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또 "기본소득이 성장 정책이라는 주장은 궤변일 뿐"이라며 "현실성도, 실효성도 의문시되는 분배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이를 성장 정책이라 포장한 것. 일종의 분식, 즉 '정책 화장술'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성장이 분배를, 분배가 성장을 촉진하는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사이비 분배 정책을 내놓고서 성장 정책이라고 주장하는 이 지사의 생각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최 전 원장은 "저 말고도 여야 대부분 대선 후보들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을 반대하고 있다"며 "왜 그런지 돌아볼 필요가 있지 않겠냐"고 했다.
이 지사는 최 전 원장의 일갈에 즉각 반박에 나섰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리너구리를 봤다면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소득은 복지적 경제 정책이다. 복지 정책의 측면과 경제 정책의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런데 기본소득의 한쪽 측면만 보고 비판하는 분들이 계신다"며 "복지와 성장의 양립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세상에는 복지 정책인 동시에 성장 정책인 것도 있다.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정책 논쟁은 언제든 환영하지만,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얘기하지는 않길 바란다"며 "오리너구리를 보지 못한 사람은 오리냐, 너구리냐 논쟁하겠지만 세상에는 오리너구리도 있다"고 비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