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 40대 1인 가구 김 모 씨는 최근 온라인으로 '무알코올 맥주'를 쟁여둔다. 밤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드라마를 몰아보면서 '길티플레저(죄책감을 느끼지만 기쁨을 주는 것)'인 '치맥(치킨+맥주)'을 즐기기 위해서다.김 씨와 같은 소비자가 늘면서 온라인에서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이 두드러지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류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속 가정 시장 규모가 커진 데다 무알코올 맥주 신제품 출시 등이 수요 확대에 일조한 것으로 분석했다.
김 씨는 "매일 두어캔씩 마시다보니 칼로리가 걱정되기 시작됐다. 하지만 기분은 내고 싶어 온라인으로 장을 볼 때 무알코올 맥주를 같이 시킨다"고 말했다.
1일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서 판매 중인 무알코올 맥주 판매량은 올해 들어 7월(29일 기준)까지 전년 동기보다 120% 급증했다. 특히 성수기로 접어든 7월만 놓고 봐도 증가율이 92%에 달했다.
신세계그룹의 통합온라인쇼핑몰 SSG닷컴에서도 올해 들어 7월까지 무알코올 맥주 매출은 8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주류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비대면 쇼핑 수요가 늘어난 점이 무알코올 맥주 시장 증가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됐다.
국내 주세법상 알코올 함량이 1% 미만이면 주류로 구분되지 않아 통신(온라인) 판매가 가능하다. 통상 무알코올 맥주로 부르는 이들 제품은 주세법상 알코올이 전혀 없으면 무알코올(알코올 프리), 1% 미만일 경우 비알코올(논 알콜릭)로 분류된다.
실제 주요 브랜드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시장을 주력 채널로 밀고 있다. 국내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비알코올 음료 '카스 0.0'의 경우 쿠팡에서 약 8개월 간 200만캔 넘게 팔렸다. 200만캔은 쿠팡에 입점한 지난해 11월 말부터 올해 7월 중순까지의 누적 판매 수치다.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2012년 하이트진로음료가 '하이트제로 0.00'를 선보이며 개화했다. 이후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클리어 제로'가 뒤따랐고, 오비맥주는 지난해 10월 카스 0.0을 선보였다.
해외브랜드들도 올해 뉴페이스를 내세웠다. 올해 5월 전 세계 비알코올 맥주 시장 세계 1위(2019년 기준 17%)인 '하이네켄 0.0'이 국내에 상륙했다. 이와 함께 올해 초 출시된 비알코올 맥주 '칼스버그 0.0', 지난해 6월 칭따오의 '칭따오 논알콜릭' 등이 주요 플레이어로 꼽힌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은 시장 규모는 아직 작지만 수요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국내 시장을 연 하이트제로 0.00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4% 급증해 하이트진로음료의 제품 중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식품산업통계정보(FIS)에 따르면 전 세계 무알코올 및 비알코올 음료 시장은 2024년까지 연평균 23.1%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밀레니얼 세대+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는 독한 술보다는 술자리 분위기를 즐기는 경향이 있고, 몸매 관리에 신경써 열량이 낮은 먹거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시장은 크지 않지만 신규 사업인 만큼 경쟁이 가열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