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고위급 대화가 4개월 만에 열린 가운데 중국이 미국을 향해 맹공을 퍼부었다.
셰펑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6일 중국 톈진에서 열린 웬디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중미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졌으며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했다"며 "이는 근본적으로 미국의 일부 인사가 중국을 '가상의 적'으로 삼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구깅 중국을 2차 대전 당시 일본이나 냉전시대 소련에 비유하면서 중국을 악마화해 미국의 구조적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고 있다는 게 셰펑 부부장의 설명이다.
셰 부부장은 "미국의 '경쟁, 협력, 대항'이라는 삼분법은 중국을 봉쇄하고 억제하려는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에 원하는 것이 있을 때는 협력을 말하지만 자국이 우세한 영역에서는 디커플링(탈동조화)과 공급 중단, 봉쇄와 제재에 나서며,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온갖 충돌도 무릅쓴다"고 지적했다.
셰 부부장은 미국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나라를 억누르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려 한다고도 짚었다. 또한 미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 등의 인권 문제를 고리로 중국을 압박해온 점을 두고 인권 문제에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셰 부부장은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미국이 상호존중의 원칙하에 중국과 공정하게 경쟁하며 평화로운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