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년대 초반 대형마트가 대중화되면서 프레시 매니저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 방문 판매를 접고 대형마트로 판매 채널을 옮겨야 한다는 의견이 사내에서 분출했다. 하지만 창업주인 고(故) 윤덕병 hy 선대회장은 프레시 매니저가 회사의 핵심 경쟁력이란 신념을 포기하지 않았다. hy 관계자는 “당시 방문 판매를 접었다면 지금의 배송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71년 8월 47명으로 시작한 프레시 매니저는 현재 1100명으로 늘었다. 발효유에서 시작한 품목은 달걀, 샐러드, 죽, 샌드위치, 밀키트 등으로 확대돼 하루 판매 제품 수만 500만 개에 이른다.
hy는 프레시 매니저를 기업의 근간으로 삼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1+1 할인 행사 등을 하지 않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형마트, 자사몰 등 각종 온라인몰, 프레시 매니저가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동일하게 책정해 운영한다. hy 매출의 90%는 프레시 매니저에게서 나온다.
hy는 최근 프레시 매니저를 기반 삼아 물류기업으로의 탈바꿈을 시도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통합 물류 플랫폼을 구축, 프레시 매니저와 연계해 근거리 퀵 커머스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배송 제품군도 타사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대상의 ‘종가집 김치’부터 CJ제일제당의 ‘비비고’까지 다양하다.
hy 관계자는 “촘촘한 신선 배송 시스템에 많은 기업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