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주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개별 종목보다는 업종 자체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는 종목별로 주가가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부터 항공주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대형항공사(FSC)에 투자할지, 아니면 저비용항공사(LCC)에 베팅할지 결정해야 한다. 어떤 형태의 항공사인지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LCC가 유망하다는 분석이 많다. 국내선과 단거리 노선에 집중하는 미국 LCC 특성상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이용객이 3분기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도 한다.
제트블루항공, 스피릿항공, 알래스카항공 등이 미국 대표 LCC로 거론된다. 제트블루항공은 국내선과 미주 대륙에 집중하고 있어 국내외 여행 회복 모멘텀을 모두 잡을 수 있다. 좌석마다 개별 스크린을 설치하고 비즈니스석을 갖추는 등 고급형 LCC를 표방한다. 초저가를 지향하는 스피릿항공은 일반 LCC가 아닌 ULCC(ultra low cost carrier)로 불린다. 연평균 15% 속도로 꾸준히 성장해 기관이 좋아하는 항공주로 알려졌다. 1분기 말 기준 스피릿항공에 투자하는 기관은 24개에 달한다.
중국도 FSC보다 LCC가 유망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만큼 국내선 비중이 높지 않지만 수익성이 FSC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강점이다. 중국 LCC의 코로나19 직전 좌석 이용률은 90%대로, FSC 평균인 81~83%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백은비 에프앤가이드 글로벌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LCC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비용 부담도 작아 우선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백 연구원은 중국 최초 민영 LCC인 춘추항공과 2위 저가항공사 지샹항공을 추천 종목으로 소개했다.
회복이 느린 FSC는 종목별로 유망주를 찾아내야 한다.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미국 1위 델타항공이 대표적이다. 지난 14일 실적 발표에서 델타항공은 6억5200만달러의 이익(주당 1.38달러)을 올려 다섯 분기 연속 적자에서 벗어났다. 실적 발표 직후 미국 증권사 레이먼드제임스는 목표가를 58달러로 제시했다. 22일 종가(41.06달러)보다 40%가량 높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