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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증강현실로 재무장하는 전시·컨벤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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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 킨텍스 등 주요 전시장이 앞다퉈 디지털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온라인 상담이 늘면서 화상 상담장은 전시장의 필수 시설이 됐다. 전체 시설을 가상공간에 재현한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전시장, 영상 촬영과 편집·송출이 가능한 스튜디오도 들어섰다. 사물인터넷(loT)을 이용한 실내 혼잡도 측정, 발열 체크와 마스크 착용 여부를 감지하는 안내 로봇을 도입한 곳도 있다.

코엑스는 최근 사업을 시설 임대와 행사 기획·운영에서 ‘마이스테크(MICE-TECH)’로 확대했다. 지난해 전시장과 로비에 22개의 크고 작은 LED 스크린이 설치된 엑스페이스를 개관한 코엑스는 최근 AR포털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장에 가지 않고도 PC나 스마트폰으로 시설 구석구석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코엑스는 보유 시설을 AR로 보여주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AR 콘텐츠 제작으로 서비스를 넓혔다.

온·오프라인에서 동시에 열리는 하이브리드 행사 전용 스튜디오도 들어서고 있다. 킨텍스는 지난해 10월 전국 전시장 가운데 최초로 하이브리드 이벤트 스튜디오를 도입했다. 인천 송도컨벤시아는 VR 및 홀로그램 영상 촬영과 상영이 가능한 가상 스튜디오를 운영 중이다.

대형 LED 스크린 무대와 조명, 음향, 방송 등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행사에 필요한 장비 일체를 갖춘 스튜디오에선 지금까지 고양도시포럼, 기본소득 콘퍼런스, DMZ포럼 등 굵직한 행사들이 열렸다. 양주윤 킨텍스 컨벤션마케팅팀 팀장은 “좌석 간 거리 확보 등 방역을 고려해 스튜디오를 센터에서 가장 규모가 큰 그랜드볼룸에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코엑스는 오는 10월 브로드캐스트 스튜디오를 개관한다. 기존 계단식 극장으로 쓰던 공간을 좌석 120개, LED 스크린(가로 12m·세로 4m), 조명과 음향, 통신 설비를 갖춘 스튜디오로 개조했다. 최근엔 최대 70㎡ 규모로 확장이 가능한 모듈 방식의 친환경 무대장치 시스템 에이브이드롭을 도입했다. 코엑스는 에이브이드롭으로 연간 30년생 잣나무 4000여 그루와 동일한 탄소배출 감축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전시장들이 앞다퉈 디지털 설비 확충에 나서는 이유는 온라인 행사 수요를 붙잡기 위해서다. 행사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면서 전시장을 떠나는 행사가 늘어날수록 임대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중견 전시주최사 대표는 “전시장의 디지털 인프라 확충은 친환경, 비대면 등과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임대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려는 목적도 있지만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임대 수입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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