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소장 최인호)가 이끌고 있는 바이오산업 연구가 기술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는 21일 네오크레마(대표 김재환), 티리보스(대표 김용관) 등 전문기업 2곳과 세포배양산업 관련 핵심 소재·기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각각 체결했다.
네오크레마는 코스닥에 상장된 국내 유일의 기능성 식품소재 기업이다. 현재 대체육에 관한 활발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식물성 단백질 기반의 비건육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협약 체결에 따라 영남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배양육을 사업화해 국내외 시장 개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티리보스는 세포배양 배지의 국산화를 위해 최근 창업한 기업으로, 현재 경북 의성군에 조성되고 있는 의성바이오밸리에 세포배양 배지 생산에 필요한 GMP(의약품 등의 제조나 품질관리에 관한 규칙)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세포배양기술은 동물의 세포를 체외에서 키우는 기술로서 기초연구(기초생명과학, 의·약학 등) 분야뿐만 아니라 바이오의약품(항체, 백신, 단백질 및 줄기세포치료체 등)을 생산하는 산업체에서 많이 쓰이는 핵심기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세포배양을 통해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등이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요한 세계 최대 규모의 배양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최근 이슈로 떠오른 ‘배양육(근육줄기세포를 배양하여 생산하는 고기)’ 생산이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경우, 세포배양이 바이오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세포배양 분야에서 최고의 연구·기술력을 갖고 있는 영남대와 관련 산업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 간 이번 산·학 공동연구 협약이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유다.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최인호 의생명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바이오산업의 역사는 짧은 기간 눈부신 비약을 이루었지만 우리나라 세포배양 시설 규모에 비해 세포배양에 필요한 핵심 소재는 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특히 세포를 키우는 먹이에 해당하는 ‘세포배양 배지’의 경우, 연간 4000억 원 이상을 수입하고 있다"며 "바이오산업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대학과 기업,정부,나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2016년부터 경상북도 및 의성군과 함께 세포배양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 및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국내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기획해 왔다. 최 교수는 2017년 의생명공학을 비롯해 식품공학, 약학, 화학공학 등 관련 분야 교수들이 연구진으로 참여하는 세포배양연구소를 설립했다.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는 2020년 교육부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에 선정돼 2029년까지 총 9년간 정부 및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세포배양에 필요한 핵심 기술 및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교수는 “영남대 세포배양연구소와 네오크레마, 티리보스는 공동연구를 통해 배양육 전용 배지를 개발 중에 있다"며 " 산·학·관 협력을 통해 국내 세포배양산업의 핵심 소재 및 기술 개발을 위한 거점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