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슈퍼호황'을 누리는 골프장을 주목하고 있다. 관련 사업을 하는 식품기업들은 골프장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색 있는 먹거리를 선보여 급증한 20~30대 ‘골린이’(골프와 어린이의 합성어)의 발길을 잡기 위해 힘쓰고 있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이달 자사 운영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해물파전 '벙커전'을 선보였다.
'벙커전'은 골프공이 벙커에 들어가지 않고 벙커 바로 앞에 떨어진 경우를 부르는 말이다. 이는 해물파전의 전과 끝 글자가 같다는 점을 이용한 언어유희다.
아울러 해외 골프를 즐기지 못하는 골퍼들을 위해 아워홈은 베트남 카페 브랜드 콩카페와 협업해 '콩카페 코코넛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선보였다.
아워홈은 "베트남 대표 카페 브랜드 콩카페와 협업해 베트남 콩카페 시그니처 메뉴의 맛을 구현한 아이스크림"이라고 소개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 3월 첫선을 보인 '안전빵'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안전빵은 국산 단팥, 슈크림, 호두 등을 넣어 골프공 모양으로 구워낸 빵이다. 골프 게임 중 발생하는 실수인 OB(아웃오브바운드), 헤저드 등이 없는 즐거운 게임을 기원하는 뜻으로 만든 간식이라고 신세계푸드는 소개했다. 출시 전부터 재계 대표적인 인플루언서이자 골프매니아인 정용진 부회장이 상품을 직접 소개하면서 골퍼들 사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당 제품은 신세계푸드가 위탁 운영하는 골프장까지 판매처를 10여 곳으로 확대하면서 4개월 만에 3800여 개가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골프 게임 중 즐기기 위한 테이크 아웃 간식 뿐 아니라 제품만을 구입하기 위해 골프장을 찾는 고객도 생길 정도로 골퍼들 사이에 유명 먹거리로 '안전빵'이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웰스토리는 자사가 운영하는 클럽하우스에서 판매하기 위해 라운딩 중에 먹을 수 있는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 패키지'(라베팩) 도시락을 선보였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해 16개, 올해 8개의 골프장 식당 위탁 운영권을 확보하며 골프장 식당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CJ프레시웨이는 지난 4월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골프장 클럽하우스에서 '온그린 한상세트'를 내놨다. 시금치 가루를 얹어 그린을 형상화한 감자전을 중심으로 한 세트메뉴다.
식품업계의 이같은 행보는 골프업계가 코로나19 사태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력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유입이 거세다. 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1년에 한 번이라도 골프장을 찾은 골프인구 중 20대는 26만7000명, 30대는 66만9000명으로 추산했다. 각각 전년 대비 92.1%, 30.7% 증가한 규모다. 1년 새 늘어난 골프인구 44만8000명 중 26.5%인 11만9000명이 20~30대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골프장 매출과 골프용품 등 시장이 골린이 덕에 역대급 호황을 누리고 있는 만큼 관련 먹거리와 식당도 수혜를 기대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