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가 웬 바이오 사업이냐고요?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영역에서 가치를 더할 수 있으니까요.”
지난달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만난 이해성 KT 디지털&바이오헬스TF 상무(사진)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통신사의 강점을 바이오 분야에 접목하면 잠재력이 무한해진다”며 이같이 말했다.
생명과학 박사인 이 상무는 제약사, 투자기업 등을 거쳐 올초 KT에 둥지를 틀었다. 구현모 KT 대표 직속 조직인 미래가치추진실에서 작년 말 신설된 디지털&바이오헬스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이 상무는 “통신사의 개인 데이터 관리 노하우는 바이오 분야에서 엄청난 강점”이라고 했다. 최근 바이오·헬스케어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대세다. 이 상무는 “통신사는 개인정보 처리 적절성을 지키면서 방대한 데이터를 관리하고, AI를 활용해 빅데이터 분석까지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분석은 예방과 진단·치료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는 게 이 상무의 전망이다. 웨어러블 기기 등을 통해 건강 데이터를 모으면 누가 어떤 질병을 앓을 위험이 있는지 예측하고 이를 막거나 늦출 방법을 알려줄 수 있다. 진단을 도와 의사와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 선택지를 줄 수도 있다. 지난달부터 KT가 연구 중인 연하장애(삼킴장애)가 대표 사례다. 대표적인 고령자 질환이지만 지금은 조영제를 마시고 엑스레이를 찍어야만 진단할 수 있다. 이 상무는 “KT는 목소리를 AI로 분석해 연하장애 정도를 선별·진단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AI와 데이터 분석이 명확하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통신업과 바이오산업은 각종 규제가 많다는 게 공통점이다. 이 상무가 “통신사는 규제 ‘파도’를 넘으며 사업을 키워본 경험을 살릴 수 있다”고 하는 이유다. 이 상무는 “차차 건강서비스 구독 플랫폼, 웨어러블 기기, KT 로봇 등을 활용한 신사업 등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