닌텐도가 지난해 한국에서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도 독점 게임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닌텐도의 한국 지사인 한국닌텐도는 지난해(회계연도 2020년 4월~2021년 3월 기준) 매출 400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73%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증가했다.
작년 한국닌텐도의 매출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2006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닌텐도의 한국 매출은 2009년 2942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하향세를 보였다. 2016년에는 392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4년 만에 매출이 열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한국닌텐도의 실적은 국내 게임업체 상위 10위권을 노릴 만큼 성장했다.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12위였다. 10위 NHN 게임 부문(4091억원), 11위 그라비티(4057억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2019년 한·일 관계가 악화하면서 의류, 주류 등 다른 소비재 제품은 직격탄을 맞았다.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의 국내 매장 수는 최근 2년 새 50개 이상 줄었다.
닌텐도의 독점 인기 게임이 국내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닌텐도는 2017년 최신 콘솔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를 출시하면서 ‘젤다의 전설’ ‘슈퍼마리오’ 등 독점 인기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을 잇따라 내놨다. 스위치용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지난해까지 세계적으로 누적 2000만 개 이상 팔렸다. 작년에 나온 닌텐도의 독점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도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중고시장에서 웃돈에 거래될 정도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다른 게임이 ‘젤다의 전설’ 같은 인기 게임을 대체하기 어렵다”며 “닌텐도처럼 인기 게임 IP(지식재산권)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닌텐도 게임의 인기로 국내 콘솔 게임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올해 한국 콘솔 게임 시장이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 5285억원에서 올해 1조2037억원으로 3년 새 두 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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