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7월16일(06:0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벤처 큐젠바이오텍이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코스닥 기업공개(IPO)를 준비할 만큼 유망 기업이었지만 누적된 적자를 만회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큐젠바이오텍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에 회생법원 제17부(재판장 이동식)는 지난 7일 큐젠바이오텍에 대해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명령을 내리기 전까지 큐젠바이오텍의 채권자들이 회사의 재산을 압류하거나 처분하지 못하게 하는 조치다. 법원은 큐젠바이오텍의 계속기업가치와 청산가치 등을 따져 회생절차를 개시할지 파산선고를 내릴지 결정하게 된다.
2006년 설립된 큐젠바이오텍은 미생물 배양을 통한 유용물질을 생산해 식품이나 화장품, 의약품에 들어가는 원료를 만드는 회사다. 치마버섯에서 뽑아낸 고순도 '베타글루칸'을 활용하는 게 주력 기술력이다. 베타글루칸은 인간 몸 속 세포의 면역력을 증강시켜 암세포가 자라는 것을 억제하고 혈당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효과를 갖고 있다. 지질대사를 개선해 비만을 예방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큐젠바이오텍은 이 같은 기술을 바탕으로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KB증권, 신영증권 등으로부터 기관 자금도 50억원가량 유치했다. 여세를 몰아 IPO 계획까지 밝혔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이 목표였다.
회사는 한류스타 배용준씨가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도 주목받았다. 2015년 배용준씨가 최대주주로 있던 연예기획사 키이스트는 화장품 업체 '더우주'를 설립했다. 더우주가 내놓은 마스크팩에 큐젠바오이텍이 생산한 원료를 사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신뢰를 얻었다는 후문이다.
다만 누적된 적자와 경영진의 내홍으로 사정이 악화됐다. 큐젠바이오텍은 지난해 25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영업손실은 22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 한 뒤 손실 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은 약 116억원, 부채는 93억원이다. 2018년 이후 3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그 사이 대표이사의 방만 경영설이 돌기도 했다. 최대주주인 이종대 전 대표는 지난해 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회생절차가 개시된다면 큐젠바이오텍은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거나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의 존속형 회생계획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 구조가 개선된 뒤 베타글루칸 추출 기술을 기반으로 건강기능식품 시장이나 창상피복재와 같은 의료용 소재 산업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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