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이 ‘서울형 뷰티산업’ 육성에 본격 나서기로 했다. 서울시를 화장품·미용·성형 등 분야의 ‘글로벌 메카’로 발돋움시켜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뷰티의 개념을 미(美)에만 국한하지 않고, 맛·엔터테인먼트 등으로 확장해 도시 전체의 매력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1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최근 “화장품·미용·성형 등 K뷰티 자산을 다른 한류 문화자산과 연계해 ‘아시아 뷰티도시 서울’로 도약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라”고 관련 부서에 지시했다. 시 관계자는 “사업을 추진할 세부 조직을 꾸리는 작업에 들어갔다”며 “연내 뷰티산업 육성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학술용역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1기(2006~2011년) 시절의 핵심 키워드가 ‘디자인 서울’이었다면, 2기는 뷰티 서울로 방향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2009년 “디자인이 서울을 먹여살리도록 하겠다”며 디자인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동대문운동장을 없애고 세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오 시장이 추진한 디자인 서울 사업의 대표작이다.
오 시장은 ‘디자인에 이어 뷰티산업이 서울의 강력한 성장동력이 되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육성하자’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방역, 집값 안정 등의 현안도 중요하지만 미래 먹거리 마련도 소홀히 해선 안 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5개년에 걸친 ‘뷰티 서울 육성 관련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일종의 뷰티산업 특구를 조성하고, 관련 업체의 제품 개발 및 수출을 지원하는 방안 등이 담길 전망이다. 여기에는 미각, 후각 등 여러 측면에서 도시의 아름다움을 배가하는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내용은 오 시장이 이달 발표할 미래 구상인 ‘서울비전 2030’에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4996억달러(약 569조원)에 달한다. 서울엔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에 속한 한국 업체 네 곳의 본사를 포함해 국내 화장품 책임판매업체의 45.7%가 있어 육성 전략이 더욱 효과를 발휘할 것이란 게 서울시의 기대다.
일각에선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 ‘도시 재생’에 집중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도시경쟁력 확보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오 시장은 “한때 서울의 위상과 도시경쟁력이 세계 10위권을 넘나들었는데 그동안 많이 추락했다”며 “서울비전 2030을 마련해 서울의 미래를 다시 꿈꿔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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