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판사' 김민정이 지성에게 선공을 펼친다.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가 16일 판사 강요한(지성 분)과 사회적 책임재단 상임이사 정선아(김민정 분)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류를 선보이면서 전쟁의 서막을 알렸다.
앞서 방송에서 강요한은 혼란 속 대한민국에 '국민시범재판'으로 사법 개혁 신드롬을 일으켰다. 돈과 힘으로 법마저도 제 뜻대로 주무르려는 권력자들 앞에서 강요한은 선과 악의 수위를 교묘하게 넘나들며 처단, 통쾌한 사이다를 안겨줬다. 하지만 그 기저에는 이복(異腹)형 강이삭(진영 분)을 죽음에 이르게 한 권력자들에 대한 증오심이 깔려 있는 것으로 추측, 강요한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움직이는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런 강요한을 뒤에서 조용히 지켜보며 때를 노리는 것 같던 정선아도 제 정체를 드러냈다. 권력자들의 뒤에서 사근한 태도로 그들의 카르텔을 보필하는 것 같았던 정선아가 사회적 책임재단의 실질적인 권력임이 밝혀져 놀라운 반전을 선사했다.
이에 강요한과 대적할 절대적인 숙적으로 정선아가 대두되고 있는 바. 정선아의 본모습이 실체를 나타낸 만큼 그녀의 움직임도 한층 더 가속화될 조짐이다. 특히 17일 방송될 5회에서는 정선아가 강요한을 딜레마에 빠지게 할 숙제를 제시, 초반부터 만만치 않은 선제공격을 개시한다. 사람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심리까지 기가 막히게 읽어내는 강요한이 정선아의 술수까지 꿰뚫고 반격을 날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강요한, 정선아 두 사람의 대결이 흥미진진한 이유는 사람의 심리를 조종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는 점이다. 각자 가진 능력을 발휘, 제가 원하는 대로 일을 이끌어내던 그들이 맞붙었을 때 나올 결과가 더욱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악마판사'는 매회 물고 물리는 관계들 속에서 전개를 예측할 수 없어 더욱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준다. 선과 악이 모두 무너진 가상의 디스토피아에서 과연 올바른 정의란 무엇이며 어디로 향해가야 할지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며 몰입도를 더하고 있다.
악마가 그보다 더한 악마를 만났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 결과는 17일 밤 9시에 방송되는 '악마판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