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력도, 스타성도 시험대에 오른 한소희가 스크린에서 통할 수 있을까.
15일 웨이브 오리지널 영화 '젠틀맨' 측이 주인공으로 배우 주지훈, 한소희를 확정 짓고 오는 8월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쇼핑몰 모델, 인플루언서로 시작해 배우로 활동 영역을 넓힌 한소희의 첫 영화다.
한소희는 지난해 신드롬적인 인기를 모았던 JTBC '부부의 세계'에서 미워할 수 없는 불륜녀 여다경 역을 맡으면서 주목받았다. 섹시함과 묘한 눈빛으로 두각을 발휘하며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 차기작으로 JTBC 토요드라마 '알고있지만'과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네임'을 결정 지었다.
그렇지만 숙고해서 결정한 작품 '알고있지만'에서 한소희는 '부부의 세계' 여다경 이상의 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배역이 커지고, 또래들만 출연하는 작품에서 한소희는 극의 화자로 극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이 있지만, 주변 분위기에 휩쓸리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베드신과 키스신 등 과감한 노출을 소화하고, "청춘들의 현실적인 로맨스를 보여주겠다"면서 고분군투하고 있지만 시청률은 1%대로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알고있지만'은 지난 6월 19일 첫 방송 시청률 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를 기록한 이후 줄곧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극적인 장면이 나와도 나른한 한소희의 연기에 이내 늘어지고, 채널은 돌아가는 상황이다. 방영 전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외모로 기대감을 모았지만, 정작 드라마가 시작하자 연기력이 그에 미치지 못해 외면받고 있는 것.
한소희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반응도 나오는 상황이지만 차기작 결정엔 주저함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소희는 '젠틀맨' 출연을 확정 짓기 앞서 강은경 작가의 '경성 크리처' 출연도 논의 중이라고 알려졌다. 차기작에 차차기작, 차차차기작까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소희는 '젠틀맨'에서 여검사 김화진 역을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웨이브는 400억 원 규모의 사모투자 펀드를 조성해 '젠틀맨'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영화는 드라마와 달리 큰 화면으로 보여질 뿐 아니라 관객들이 돈을 지불하고 선택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배우에게 기대하는 기준치가 드라마보다 높은 편이다. 드라마에서 '특A급'으로 불리는 배우들 중에도 영화에서는 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배우들이 여럿인 것도 그 때문이다.
'부부의 세계' 기운이 빠지고, 연기력마저 의심받는 한소희가 '젠틀맨'에서 모든 우려를 벗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