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한국 숙박 플랫폼 '야놀자'에 2조원을 베팅했다.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 쿠팡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으로 대박을 낸 데 이어 야놀자의 글로벌 숙박·여행 플랫폼 변신과 미국 직상장에 투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야놀자는 손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털(VC) 비전펀드II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비전펀드의 한국 벤처 투자 규모로는 쿠팡(약 3조35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이번 투자로 야놀자는 10조원 상당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데카콘(기업가치 10조원 이상의 스타트업)이 됐다.
야놀자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기술혁신에 힘쓸 방침. 야놀자는 "국내 1위 슈퍼앱(하나의 앱에서 다양한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자 글로벌 1위 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으로, 연간 3000조원 규모의 글로벌 여행·호스피탈리티 시장 혁신을 선도하기 위한 계기를 마련하게 됐다"고 자평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자동화 솔루션,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화 서비스 등을 고도화, 보다 진일보한 글로벌 여행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야놀자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첫 영업이익 흑자(161억원)를 거뒀다. 세계 호텔과 레저시설 등 고객사에 클라우드 기반 호텔관리 시스템(PMS) 등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며 관련 사업 입지를 넓힌 결과다.
업계에선 그동안 야놀자가 인수합병(M&A)으로 국내 대표 숙박 플랫폼으로 성장한 만큼 투자 이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야놀자는 2018년 이후 호텔 예약 앱 '데일리호텔' 운영사 데일리, 펜션 예약 서비스 '우리펜션' 등 10곳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웠다.
야놀자는 미국 증시 상장을 위한 절차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야놀자는 지난해 10월 기업공개(IPO) 추진을 공식화했고, 이르면 2023년 미국 직상장을 목표로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창업자인 이수진 야놀자 총괄대표는 “‘기술을 통해 전 세계 여가 시장을 초연결시키겠다’는 야놀자의 목표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II와 함께 이뤄나갈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글로벌 1위 호스피탈리티 테크기업이자 여행 슈퍼앱이 되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