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미국 기업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기업의 단기 성과에 주목하되 장기적인 맥락에서 그 결과를 평가해야 한다. 주주로서 기업의 분기별 수익이 장기간에 걸친 특정 추세를 따르고 있는 것인지 분별하면 된다는 얘기다. 분기별 실적 결과는 장기적 관점을 제공하기 때문에 중요하지만, 여러 데이터·지표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아래는 실적발표와 관련해 주식 투자시 몇가지 고려할 사항들이다.
단기 수익(earnings beat)은 무작위 요인에 의해 좌우되는 반면 장기 수익은 배당 수익률, 수익 증가세, 인플레이션 등과 같이 보다 예측 가능한 요소들의 영향을 받는다. 단기적으로는 기업의 실적과 주가 사이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주가는 기업이 창출할 수 있는 미래 이익의 가치에 대한 시장의 인식에 기반했기 때문이다. 때때로 이러한 인식은 빗나가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장은 결국 장기간에 걸쳐 이 미스매치를 바로 잡곤 한다. 기본적으로 기업 주가는 사업의 성과를 반영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영업손실(earnings miss)이 반드시 주식을 매도해야 한다는 시그널은 아니다. 오히려 기업이 사업을 얼마나 잘 관리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게 해준다. 영업손실은 회사가 제어할 수 있는 사항에 대해 얼마나 잘 제어했는지, 통제불가능 상황에서는 얼마나 잘 대처하는지 등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해줄 수 있다. 분기 영업손실로 주식을 내다팔면 오히려 장기 투자자에게는 우량기업의 버려진 주식을 싼값에 낚아채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또한 한번의 실적 발표로 투자기업에 대한 믿음을 저버릴 필요는 없지만, 나쁜 성적표는 펀더멘털 악화로 가는 조기 경고시그널일 수 있다. 투자기업에 대해 장기적으로 기대했던 바를 재검토하고, 해당 업계에서 투자기업의 경쟁력과 성장가능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한 뒤 판을 새로 짜보는 것도 때로는 필요한 조치다.
예를 들어 지난해 모닝스타의 선임 주식애널리스트인 제이미 카츠는 글로벌 크루즈기업 카니발의 모닝스타 경제적해자 등급을 '좁음'에서 0으로 강등시켰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여행 수요가 급감했을 뿐만 아니라 가격조정 압박, 운영상 어려움, 크루즈여행에서 탈피하는 소비자행동 변화 등이 카니발에 지속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결국 가장 기본이 되는 팁은 포트폴리오의 각 주식을 구입한 이유와 계속해서 주식을 소유하기 위한 근거를 정리해보는 것입니다. 말도 안되게 단순한 소리일지 모르지만, 많은 투자자나 자문가들, 심지어 전문 자금관리자들이 반복해서 하는 조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식을 처음 산 이유와 그 기대치에 대한 기록을 계속 관리해나가면, 실적보고서를 장기적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리=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