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화장품 공동 브랜드 ‘어울’의 매출이 곤두박질쳤다. 사업 첫해인 2014년 7억원으로 출발해 2016년 5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지난해 1억원까지 떨어졌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태와 코로나19 등 외부 요인과 함께 어울의 해외 마케팅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어울은 인천시가 뷰티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외 마케팅을 지원해주는 화장품 공동 브랜드다. 시와 인천테크노파크(인천TP·수행기관)가 외부 운영사 ICA(인천 화장품 관련 회사 6개 컨소시엄)와 함께 지역 화장품 업체의 해외 판로 개척을 도와주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해외 전시회 참가와 판매장 설치 등 약 37억원의 시 예산이 투입됐다.
14일 인천시와 인천TP 등에 따르면 어울의 지난해 매출은 1억100만원으로 전년도 9억6600만원에 비해 89.5% 감소했다.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2016년 50억3000만원과 비교했을 때 5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사업 출범 이후 총매출이 167억원에 불과해 순이익 규모로 보면 마케팅 지원비도 못 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TP 관계자는 “2018년 사드 설치 문제로 한한령이 시작되면서 중국 매출에 타격을 입은 데다 코로나19 사태와 홍보대행사 교체 등 악재가 연이어 터져 매출이 급락했다”고 설명했다.
어울의 매출 급락과 달리 국내 화장품 수출시장은 2016~2020년 매년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수출액은 전년 7조6000억원에서 8조2800억원으로 늘었다. 사드 및 코로나19 영향보다는 해외시장에서 어울의 경쟁력이 약화돼 매출 개선이 쉽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 관계자는 “해외 각국의 화장품 시장에 적합한 전문 마케팅 회사 선정과 현지 유통법에 따른 판매허가 취득 과정 등에서 시행착오가 있었다”며 “해외 마케팅에 투자한 예산과 시간을 기회비용으로 삼아 사업 전반을 재검토해 새판짜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인천 화장품업계 전문가는 “어울의 부활을 위해서는 422개나 되는 지역 화장품 업체의 참여를 확대하고, 중국·동남아시아를 벗어나 신규 시장 개척에 도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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