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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목표는 암살 아닌 납치"…아이티 대통령 암살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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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을 암살한 용의자들이 애초에 암살이 아닌 납치를 시도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AP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에 따르면 아이티 현지 언론 르 누벨리스트는 아이티 수사 당국이 체포된 아이티계 미국인 용의자 2명 심문 내용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범행 과정에서 통역 역할을 했으며 암살이 아닌 납치가 원래 목표였다고 진술했다. 목적이 무엇이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중 한 용의자는 인터넷을 통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밝혔다. 2019년 아이티 고향 주민들을 돕기 위한 자선 홈페이지를 플로리다에서 운영했으며 자신을 어린이 옹호자이자 신예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또 주아이티 캐나다 대사관 경호원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대해 캐나다 대사관은 "체포된 용의자 한 명이 사설 계약을 통해 단기 경호원으로 일한 적 있다"고 밝혔다.

체포된 콜롬비아인 용의자 중 4명은 지난달 6일 도미니카 공화국을 통해 아이티에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콜롬비아인 용의자의 배우자는 현지 라디오에 출연해 남편이 'CTU'라는 이름의 보안 회사에 월 2700달러(310만여원) 조건으로 채용됐으며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유력 가문을 경호하는 게 업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 남편과 통화한 건 암살 당일인 지난 7일 오후 10시였으며 경호 업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남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했고 아이티로 갔다는 사실조차 몰랐다고 배우자는 전했다. 아이티는 콜롬비아인에게 입국 시 비자를 요구하고 있다.

좌파 반군과 마약 카르텔과 수십년간 싸워온 경험 덕분에 미국에서 훈련받은 콜롬비아 군인들이 사설 보안업체에 대거 고용돼 국제 분쟁 지역에 투입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권총, 탄약총, 모이즈 대통령 사저 감시카메라 서버, 대통령 부부 수표책, 도끼, 현금 등을 압수한 상태다.

미 백악관의 젠 사키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이티 정부의 요청에 따라 연방수사국(FBI)과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을 포르토프랭스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을 분석하고 최선의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키 대변인은 설명했다.

이반 두케 콜롬비아 대통령도 이날 클로드 조제프 아이티 총리와 통화해 최대한의 협조를 약속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경찰과 정보기관도 이날 아이티로 파견될 예정이다.

용의자들의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다면 누가 이들을 아이티로 데려와 암살을 지시했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7일 새벽 사저에서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모이즈 대통령은 2017년 2월 취임 후 야권과 첨예하게 대립해와 정적이 많았던 인물이다. 정권의 부패 스캔들과 경제난, 치안 악화 등에 분노한 시위대가 2018년부터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기도 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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