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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캐시백·쿠폰…눈앞 성과 급급해 방역위기 자초한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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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내수 진작'을 이유로 신용카드 캐시백 등 소비 진작책을 내놓은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4% 달성' 등 당장 눈 앞에 놓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놓은 소비 진작책들이 결과적으로 방역 심리를 허물고, 소상공인에 더 큰 피해로 돌아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책방역본부는 오는 12일부터 25일까지 2주 동안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한다고 9일 발표했다. 지난 8일 신규 확진자 수가 1316명을 기록하며 7일(1277명)에 이어 이틀 연속 하루 최다 확진자가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사회적 거리두기 분류 체계에서 가장 높은 4단계가 적용됨에 따라 수도권에서는 오후 6시 이전까지만 기존의 4인 제한이 유지되고, 오후 6시 이후로는 2명이 넘는 사적 모임이 금지된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엔 친족 이외의 참석이 제한된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데엔 대면 소비의 확대를 유도한 정부 정책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8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과 이달 1일 발표한 '2021년도 제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대면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들을 쏟아냈다.

신용카드 캐시백 제도가 대표적이다. 이 제도는 오는 8월 이후 월별 카드 사용액이 지난 2분기 월평균 카드 사용액보다 3% 이상 증가하면 증가분의 10% 만큼 돈을 환급(캐시백)해주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2분기와 올 8월 이후 카드 사용액을 산정할 때 온라인 쇼핑몰에서의 사용액을 제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 소비가 그동안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든 대면 서비스업 위주로 늘어나도록 이끌기 위해서였다. 이에 정부는 신용카드 캐시백 정책 추진을 위해 1조1000억원 규모의 2차 추경 예산을 편성한 상태다.

소비쿠폰·바우처 사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문화·스포츠 업계 등을 돕겠다며 프로스포츠 관람권, 영화 쿠폰, 철도·버스 쿠폰을 새로 만들고 실내체육시설 이용 쿠폰, 통합문화 이용권 발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편성된 2차 추경 예산은 484억원이다. 농축수산물 소비쿠폰 추가 발행액 1100억원까지 합치면 1584억원이 올 하반기 소비쿠폰과 바우처 발행에 투입될 예정이다.

문제는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발표할 때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크게 늘어날 조짐을 이미 보이고 있었다는 점이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던 지난달 28일엔 신규 확진자가 595명으로 방역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었고, 2차 추경안을 발표했던 이달 1일(826명)은 신규 확진자가 800명을 넘으며 4차 대유행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과 정부는 방역보다는 추경 확대 및 집행에 급급했다. 민주당은 1인당 25만원씩 지급하는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공공연히 내놨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기자 간담회에서 "아무래도 보건복지부에서는 방역을 우선적으로 내세우지만, 저는 소상공인을 위해 방역 완화를 주장했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 A씨는 "정부의 정책 의지와 무관하게 결과적으로 서민의 삶은 더 어려워지게 됐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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