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운영사인 컬리가 2200억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여유 투자자금을 확보한 컬리는 내년 초를 목표로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한다.
컬리는 2254억원 규모의 시리즈 F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9일 밝혔다. 컬리의 투자 유치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회사 설립자금을 뜻하는 시리즈 A부터 시작해 시리즈 F단계까지 왔다. 이번 투자를 포함해 지금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6400억원이다. 컬리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5월 시리즈 E 투자 유치 이후 1년여 만에 2.6배 오른 2조5000억원 규모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에는 기존 투자사인 에스펙스 매니지먼트와 디에스티 글로벌, 세콰이어캐피털 차이나, 힐하우스 캐피털 등이 다시 참여했다. 신규 투자사로는 520억달러(약 59조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밀레니엄 매니지먼트가 참여했다. 지난 4월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의 전국 확대를 위해 업무협약을 맺은 CJ대한통운도 시리즈 F 투자에 새롭게 들어왔다. CJ대한통운과 마켓컬리가 쿠팡 등에 맞서기 위해 단순히 물류 프로세스를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의 동맹 관계 형성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유망한 물류 신기술 및 스타트업 플랫폼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오픈이노베이션 투자 전략의 일환이자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차원에서 투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컬리는 이번에 확보한 시리즈 F 투자금을 기술개발에 적극 투입할 계획이다. 상품 발주와 재고 관리, 주문 처리, 배송 등 물류 서비스 전반에 걸친 효율성과 정확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데이터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를 뒷받침할 개발자 및 전문 인력도 대거 채용한다. 지난달 기준 컬리의 기술개발팀 인력은 지난해 말 대비 50%가량 늘었다. 올 하반기에도 기술개발 인력을 두 배 이상 늘릴 예정이다. 샛별배송 지역도 올 하반기 남부권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을 검토했던 컬리는 한국 증시 상장 계획도 구체화했다. 최근 한국거래소가 유니콘 기업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미래 성장성 중심 심사체계를 도입하는 등 기업공개(IPO) 여건을 개선하면서 한국 증시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사 선정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이르면 내년 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김슬아 컬리 대표는 “이번 투자 유치는 컬리가 지난 수십 년간 오프라인에서 머무르던 소비자의 장보기 습관을 온라인으로 전환시킨 점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투자금을 기반으로 기술개발과 우수한 인재를 유치해 앞으로도 장보기 시장의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박한신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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