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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여가부 폐지' 유승민·하태경 맹공…"이준석은 게을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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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대선 공약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건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과 하태경 의원을 겨냥해 "납작한 인식의 산물"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강 의원은 '게으른 정치'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과 하태경 의원이 연일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합창한다"며 "여성가족부가 젠더 갈등을 조장한다는 것이 이유"라고 했다.

이어 "이 논리면 경찰청은 범죄와의 갈등을 조장하고, 인권위는 차별·갑질과의 갈등을 조장하는 기관"이라며 "이게 말이 되냐. UN이 1995년 각국에 '여성 정책전담 국가기구'를 설치할 것을 권고했고, 현재 세계 137개국이 우리나라처럼 독립부처 형태로 여성 정책을 다룬다는 것이 '팩트'"라고 지적했다.

그는 "여가부만 사라지면 젠더와 관련된 모든 문제도 일소될 것처럼 말하는 건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 귀찮다'는 자기 고백에 불과하다"며 "한 마디로 납작한 인식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서도 "게으른 정치에 통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강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역시 마찬가지"라며 "여가부 폐지론에 거듭 힘을 싣더니, 이젠 통일부까지 없애자고 한다. 정부 조직이 국민의힘 마음대로 주무르는 밀가루 반죽이냐"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 이 대표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나라 부처가 조금 많아 여가부나 통일부 이런 것들을 없애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단순하게 통일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작은 정부론은 대처와 레이건 시절로 퇴행하는 낡은 주장"이라며 "포장지는 화려하지만, 그 본의는 다수의 국민과 사회적 약자를 지키는 정부의 역할을 포기하자는 것. 한마디로 약육강식이고 강자의 논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967년 통일부의 전신인 국토통일원을 창설한 사람은 다름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 왜 외교부가 있음에도 통일 업무를 전담할 별도의 정부 기관을 만들었겠냐"며 "남북관계의 역사적 맥락과 그 특수성을 고려할 때, 외교부의 존재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영역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분열과 배제, 차별이 엔진인 정치는 지독한 배기가스를 내뿜는다"며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면서 미래를 지향해야 하는 정치의 본래 가치는 사라지고 배타적인 지지 확보에 혈안이 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게으른 정치에 통탄한다"고 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지난 6일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정부의 모든 부처가 여성 이슈와 관계가 있는데 여성가족부가 과연 따로 필요하냐"며 폐지를 주장한 바 있다.

이날 하 의원도 "여가부는 지난 20년 동안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해 다양한 정책 실험을 펼쳤다. 나름의 성과도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기억에 남는 것은 극단적이고 편향적인 이념을 가진 소수의 여성단체 지원과 젠더 갈등이라는 최악의 성적표"라고 했다.

한편 강 의원은 어제(8일) 부친상을 당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 대해 강경한 발언으로 비판을 쏟아냈다가 뭇매를 맞자 슬그머니 삭제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강 의원을 향해 "시정잡배만도 못하다"라고 비난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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