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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나라냐"던 6·25 영웅 최영섭 별세…최재형 부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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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자는 나라를 위해 법과 원칙대로 일하면 되는 것이다."

아들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에게 이같은 원칙을 강조해 왔던 6·25 전쟁 영웅인 최영섭(해사 3기) 예비역 해군 대령이 8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3세.

최 전 원장 측에 따르면 최 대령은 이날 새벽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최 전 원장은 앞서 "부친의 상태가 좋지 않다"며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음을 알리기도 했다.

최 대령은 6·25 전쟁 발발 이튿날 대한해협 해전에서 북한군 600여명이 타고 있던 적 수송함을 격침시킨 ‘백두산함’에 타고 있었다. 대한해협 해전은 해군 첫 승전이다. 최 대령은 당시 해군 최초 전투함인 백두산함(PC-701)의 갑판사관(소위)이었다.

최 대령은 이후 인천상륙작전 등 6·25 주요 전투에 참전해 공을 세우며 '전쟁 영웅'으로 이름을 알렸다. 1965년 간첩선 나포 등으로 충무무공훈장(3회) 등 훈장을 6회나 받았다.



최 대령은 최근 문화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머리에 이고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라며 "북한이 3대에 걸쳐 무력으로 적화통일하려고 핵무기와 미사일로 수시로 위협하고 협박하는데도 한·미 연합훈련도 하지 않고, 북한 눈치만 보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남북은 공존할 수가 없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시키는 대로 해야 하고, 노예로 살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생을 마음 편하게 보내야 하는데, 요즘 나라 돌아가는 꼴을 보면 마음이 편치 않다"면서 "이게 나라냐. 문재인 정부가 끝나는 걸 보고 가야 하는데…"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앞서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월성1호기 감사 관련, 최 원장의 부친에 대해 "최 원장의 부친은 '문재인 정권은 나쁜 사람들'이라고 인터뷰를 했다"고 캐물었다.

이에 대해 최 전 원장은 "(아버지께서) 연세가 많으셔서 인터뷰인지 모르고 편하게 하신 말씀"이라며 "죄송하지만, 제 가족들이 감사원 일을 처리하는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이다. 유족으로는 최재신 전 고려개발사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최재민 소아과 병원의사, 최재완 광주대 교수 등이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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