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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치솟는 밥상물가에…엥겔지수, 21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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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소비지출 가운데 식료품·음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인 엥겔지수가 21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가계가 코로나19로 바깥 활동과 여가활동을 자제한 동시에 밥상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계의 국내 소비지출액(217조7558억원·명목 기준) 가운데 식료품·비(非)주류음료 지출(29조166억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4분기 대비 0.1%포인트 상승한 13.3%로 집계됐다. 분기 기준으로 2000년 2분기(13.5%) 후 가장 높았다. 지난 1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은 역대 최대치였다.

엥겔지수는 통상 소득이 높아질수록 낮아진다. 소득이 늘어나는 만큼 식음료비 지출보다는 오락·문화 등 여가생활 씀씀이가 상대적으로 커지기 때문이다. 엥겔지수는 1990년 20%대에서 2019년 11.4%로 지속해서 내려가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엥겔지수는 12.9%로 반등했다. 코로나19로 바깥 활동과 여가활동을 줄이고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집밥족’이 늘어난 결과다.

영화 관람료와 헬스장 이용료 등을 나타내는 오락·스포츠·문화비 지출은 올 1분기 12조6700억원으로 2013년 1분기(12조4799억원) 후 최저치로 나타났다. 외식·숙박비 씀씀이도 줄었다. 가계의 음식·숙박서비스업 지출액은 지난 1분기 18조4901억원으로 2013년 4분기(18조4173억원)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올 들어 엥겔지수가 오름세를 지속한 데는 코로나19 영향과 함께 식음료 물가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올해 1분기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8.2%나 뛰었다.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한 2011년 3분기(9.0%) 후 최고치다.

식료품 가격이 치솟은 것은 지난해 긴 장마와 잦은 태풍 영향에다 올초 한파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기상 악화로 식자재 출하량이 대폭 쪼그라들었다. 올 1분기 파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1.6%나 뛰었다. 파 가격이 폭등하자 집에서 파를 재배해 먹는 이른바 ‘파테크(파+재테크)’ 유행까지 번지기도 했다. 같은 기간 양파와 사과도 각각 54.9%, 52.0% 뛰었다.

조류인플루엔자(AI)가 번지면서 달걀을 낳는 산란계를 대량 살처분하자 달걀 가격은 32.1% 급등했다. 올해 2분기에도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이어진 데다 식료품·비주류음료 물가 또한 7.3%로 예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엥겔지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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