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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에 빠진 서학개미…테슬라서 페북·로블록스로 눈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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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들이 메타버스 관련 해외주식을 집중 매수하고 있다. 그동안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던 테슬라 애플 등이 밀려나고 그 자리를 로블록스 페이스북 등 메타버스 테마 종목이 채워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장기 성장성이 높은 테마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버스 사 모으는 서학개미
메타버스 대장주로 꼽히는 로블록스는 지난 2일 0.44% 오른 86.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블록스 주가는 2분기 동안 38.79% 올랐다. 한국 투자자들은 로블록스 상승세에 발맞춰 이를 집중 매수, 6월 중순부터 순매수 1위 종목이 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결제일 기준 지난달 14일부터 이달 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로블록스 순매수액은 4827만달러(약 545억원)다. 같은 기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액 4위 종목은 페이스북(4058만달러)이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28일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한 미국의 다섯 번째 기업이 되기도 했다.

로블록스와 페이스북은 메타버스 테마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4511만달러), 마이크로소프트(2103만달러) 텐센트(1816만달러) 등 메타버스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이 순매수 상위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주식을 사는 국내 투자자들의 인기 종목은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이었다. 테슬라는 꾸준히 순매수 1위를 기록하다가 5월부터 주가 하락과 함께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졌다. 이후 한 달간은 에어비앤비 등 경기 회복 관련주가 순매수 상위 종목을 차지했다. 경기민감주·가치주와 성장주 간 순환매에 따라 투자자들도 전략적으로 대응한 결과다.

금리 인상 리스크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우려가 줄어들면서 성장주가 다시 강세를 보였지만 기존과 다른 판세가 펼쳐지고 있다. 지난달 14일부터 7월 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와 애플을 각각 3477만달러, 5811만달러어치 팔았다. 투자자들이 기존 성장주들을 팔면서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메가 트렌드’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얘기다. 장화탁 DB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장이 흔들리다 보니 해외주식 투자자들은 더 멀리 보고 세상이 변하는 방향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며 “시장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이런 흐름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블록스, 올해 기대 이상 실적낼 것”

로블록스 주가는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평균인 88달러를 넘어섰다. 트루이스트증권이 이달 초 제시한 최고 목표가격인 103달러까지도 10%가량만 남았다. 트루이스트증권은 로블록스가 올해 시장 기대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하면서 “중국 등 해외 진출에 따른 성장동력도 있다”고 평가했다. 로블록스의 2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억9232만달러(약 7816억원)로 코로나19 수혜를 본 작년 동기(1억8970만달러) 대비 264.9% 많다.

증권업계에서 주목하는 숫자는 로블록스 내에서 사용하는 화폐인 ‘로벅스’ 결제액이다. 정용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6월 결제액이 다시 반등할 것”이라며 “2분기와 내년 실적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목표주가 평균은 381.23달러다. 7.20%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평가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는 460달러다. 페이스북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3배로 다른 대형 기술주 대비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메타버스와 관련된 가상현실(VR) 기기 ‘오큘러스’ 매출이 증가세라는 점이 성장성을 높이고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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