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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아침] 프란츠 리스트…'에스테 빌라의 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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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츠 리스트는 ‘순례의 해’라는 피아노 곡집을 세 권 출판했는데, 그중 1권 ‘스위스’와 2권 ‘이탈리아’가 젊은 시절의 산물인 반면 3권은 노년의 작품이다. 3권에 실린 일곱 곡 중 세 곡이 1877년 로마 근교 티볼리의 에스테 빌라에서 보고 탄복한 사이프러스 숲과 분수를 묘사한다. 특히 ‘에스테 빌라의 분수’는 드뷔시와 라벨보다 훨씬 앞서 물에 대한 인상주의적 시도를 펼쳤다.

피아노의 현란한 트레몰로와 트릴이 솟아올랐다 떨어지는 분수의 물을 그려내는데, 그저 청각적 효과가 아니라 반짝이는 물방울의 이미지와 여기에 반사된 다채로운 빛의 만화경 같다. 피아노의 제왕 리스트는 이 악기가 빚어내는 다양한 음색의 황홀경을 완벽하게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악보에 요한복음의 샘물 관련 구절(4장 14절)을 인용해 영원을 향한 종교적 믿음까지 담아냈다.

유형종 < 음악·무용 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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