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창우 한국파파존스 회장(63·사진)은 ‘봉사 경력’이 인생의 절반을 차지한다. 30대 청년 시절 인연을 맺은 국제로타리클럽에서의 봉사활동이 어느새 30년을 맞았다. 아버지의 권유로 시작한 봉사활동이 그에겐 이제 또 다른 ‘천직’과 같다.
로타리 활동을 하면서 함께해온 사회공헌 활동도 다양하다. 시각장애인 아동들의 축구 활동을 돕는 히딩크재단 이사, 발달장애인들의 올림픽인 ‘스페셜올림픽’ 서울지부 회장 등 가진 직함도 여러 개다. 지난 1일 국제로타리클럽 3650지구(서울지구) 총재직에도 오르면서 그의 ‘봉사 시간표’도 더 바빠졌다.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서 회장은 “젊은 시절 우연히 시작한 로타리 활동이 인생에서 ‘봉사의 기쁨’을 깨닫게 했고 삶도 크게 바뀌었다”며 “올해 3650지구 표어도 ‘봉사로 삶의 변화를’이라는 문구로 정했다”고 말했다.
국제로타리는 120만 명의 회원을 둔 세계 최대 민간봉사 단체다. 서 회장이 총재에 오른 3650지구는 국내 로타리지구 중 가장 역사가 깊다. 1927년 결성된 경성로타리를 잇는 만큼 한국의 대표 지구로도 불린다.
서 회장은 “처음에는 이른바 ‘나이롱 회원’이었다”고 겸연쩍게 고백했다. 1991년 아버지의 권유로 당시 신설된 교동로타리에 가입했지만 열성적으로 활동하진 않았다. 이후 2003년 남서울지구에 재가입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영락교회에서 운영하는 ‘애니아의 집’이란 곳으로 목욕 봉사를 갔습니다. 중증장애인 아동의 몸을 그렇게 가까이 본 건 처음이었어요. 그 아이들의 몸을 구석구석 씻겨주면서 든 뿌듯함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죠.”
로타리 활동을 하면서 기업인으로 한 봉사·후원도 다양하다. 한국파파존스는 2006년부터 9년간 히딩크재단의 시각장애우 풋살경기장 13개 건립을 지원했고, 스페셜올림픽코리아 공식 경기도 지원하고 있다. 서 회장은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신나게 뛰는 걸 볼 때마다 우리 노력과 정성이 참 보람 있게 쓰였다는 걸 느끼곤 한다”고 했다.
서 회장은 올해 국내 지구들이 연합한 봉사활동을 점진적으로 펼쳐나갈 방침이다. 한강 인접 5개 지구와는 한강 정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협의를 마쳤다. 기초생활수급자 가정을 위한 벽지 도배, 전기시설 개선 등의 사업도 계획 중이다. 36년간 꾸준히 해오고 있는 소아마비 박멸사업도 범위를 넓혀 인도, 파키스탄 로타리와 연합한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코로나19로 대면 봉사는 어려워졌지만 지역사회·기업과의 연합을 통해 더 영향력이 큰 봉사활동을 이어 나가겠다”며 “특히 미래 로타리 회원인 로타랙트 청년 회원들과의 협력도 더욱 긴밀히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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