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럭셔리 주얼리·시계 브랜드 까르띠에가 제품 가격 인상 방침을 일부 소비자에게만 미리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까르띠에는 지난달 30일 자사 제품 구매 이력이 있는 VIP 고객들에게 7월15일부터 시계 가격이 인상된다는 소식을 전했다.
<한경닷컴>이 입수한 내용에 따르면 까르띠에는 "친애하는 고객님께"라고 시작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 "까르띠에를 선택해주신 고객님께 감사드린다. 7월15일부터 까르띠에 시계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라고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VIP 고객들에게 사전에 알렸다.
까르띠에 측은 VIP 고객들에 한해 가격 인상·인하 등 변동이 예정된 제품을 미리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까르띠에 VIP 고객은 "최근 팬더 스틸 스몰사이즈 제품을 구매하려고 했더니 이 상품은 이달 15일 이후 가격이 내린다고 하더라. (까르띠에 측이 해당 품목을) 미리 구매하지 말라고 해 예약 대기만 걸어놓고 왔다"고 말했다.
까르띠에는 오는 15일부터 시계 가격을 4%가량 올린다. 지난달 주얼리 제품을 6% 인상한 데 이어 한 달도 안 돼 또 한 번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다.
가격이 오르는 제품은 까르띠에 스테디셀러로 알려진 시계 제품 대부분이다. 까르띠에 제품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탱크솔로는 600만원에서 625만원으로 4% 가격이 오른다. 탱크 프랑세즈(스틸) 작은사이즈 가격은 426만원에서 442만원으로 3.7% 오른다.
까르띠에 발롱블루 28mm는 585만원에서 610만원으로 4.2% 가격이 뛰며, 현재 가격이 730만원인 33mm사이즈는 3.4% 인상돼 755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까르띠에 팬더 미디엄사이즈는 600만원에서 625만원으로 4.1% 오른다.
일부 품목은 가격이 인하되기도 한다. 일례로 팬더 스틸 미니사이즈는 473만원에서 416만원으로 약 12%, 같은 제품 스몰사이즈는 520만원에서 493만원으로 약 5% 가격을 내린다.
일부 고객에게만 가격 변동 소식을 미리 알린 것은 까르띠에 브랜드 차원의 고객관계관리(CRM)로 풀이된다.
복수의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차원에서 명품관 가격 변동과 관련해 사전 공지하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안다. 특정 브랜드 차원의 마케팅 정책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백화점 VIP 명단이 해당 브랜드에 공개되지는 않는다. 특정 브랜드가 자체적으로 문자 발송 대상을 정해 보냈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부 고객만 선별해 가격 변동 소식을 미리 알렸냐는 질문에 까르띠에 관계자는 "노코멘트"라고만 답했다.
올해 들어 명품업계의 제품 가격 인상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샤넬은 지난 1일 제품 가격을 최대 12% 올렸다. 샤넬을 대표하는 제품인 샤넬 클래식 플랩백 미디엄 사이즈는 864만원에서 971만원으로(12.4% 인상) 가격이 껑충 뛰었다.
이외에도 클래식 라지는 942만원에서 1049만원으로 11.4% 올랐다. 보이백 스몰 사이즈는 가격이 8.5% 올라 614만원에서 666만원이 됐고, 보이백 미디엄 사이즈는 671만원에서 723만원으로 가격이 조정됐다. 이에 지난달 말까지 백화점 개장 전부터 입구 앞에 줄을 서는 '오픈런' 풍경을 심심찮게 연출했다.
올해 2월 전 품목 가격 인상을 단행한 이탈리아 명품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 역시 약 5개월 만인 지난 1일 재차 일부 품목 가격을 올렸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