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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vs 소속사, 정산갈등 피하려면… [크리스권의 셀럽&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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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vs 소속사, 정산갈등 피하려면… [크리스권의 셀럽&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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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타까운 기사를 접했다. 모 트로트 가수가 소속사와 정산을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다는 골자의 기사였다. 해당 가수는 몇 년동안 한 푼도 받지 못해 오히려 빚만 늘었다고 주장하고, 소속사는 투명하게 정산을 해왔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 사이의 속사정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왜 이런 문제가 불거졌는지에 대해서는 알 것도 같다.

2000년대 후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연예인의 표준 전속 계약서를 발표했다. 계약의 목적을 규정하고, 매니지먼트 권한 및 활동 범위를 명시하도록 했다. 계약 기간과 수익 분배, 계약 해지 및 해지 시 약정 등에 대한 내용을 상세하게 담아야만 합리적인 계약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져있다. 소속사와 연예인이 공정한 계약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해두었는데도 번번히 정산 문제가 발생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양측의 팽팽한 입장차 때문이다. 연예인과 소속사의 연결 고리는 결국 '돈'이다. 소속사는 소속 연예인의 연예 활동을 통해 수익을 얻고, 연예인은 소속사의 지원 하에 연예 활동을 한다.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연예인과 소속사가 같은 목적을 향해 함께 달려가야만 '돈'을 벌 수 있는 구조다.

필자의 경험이 연예계의 모든 전속계약과 수익 정산 사례를 대변할 수는 없다. 굉장히 예민한 부분인데다 자칫했다간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속계약서를 작성할 때 어려움을 겪는 연예인들을 위해 무료 전속계약서 검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필자의 경험을 돌이켜보면 소속사와의 수익 정산 과정에서 몇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언론을 통해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표출되는 내용은 여러 사례가 있다.

첫째, 상호간의 권한과 책임 및 처우의 견해 차이로 회사가 제대로 연예인을 매니지먼트하지 못했거나, 혹은 너무 과도하게 관여하거나 침해했다는 내용이다. 반대로 연예인이 소속사의 관리에 협조하지 않거나 개인의 과실로 인해 회사가 금전적으로 손해를 봤다는 일도 있었다.

둘째, 수익 분배가 이뤄져야 하는 시기에 제대로 된 정산이 되지 않았거나, 정산 내용이 불투명하다거나 의심스럽다는 입장도 있다. 결과적으로 수익분배율이나 비용 산정 방식이 불공정하다는 내용이다.

셋째, 전속계약 만료 후, 소속 연예인으로 활동 당시 나왔던 상표권과 초상권 등에 대한 권한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불거지기도 한다.

필자는 '무조건' 전속계약서를 작성하라고 말한다. 소속사와 연예인 양측을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신뢰 관계에 있는 양측이 구두 계약을 통해 활동한다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서 오해가 생길 수 있다. 서로 기억하는 게 다를 경우에 가장 확실하게 정리해줄 수 있는 건 계약서 뿐이다. 표준계약서를 중심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되, 상호간에 추가적으로 협의된 내용을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 계약서 작성 이후에도 추가하고자 하는 내용은 부속 합의서 등을 통해서 추가, 변경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회사는 투명하게 정산을 했다고 하지만 연예인은 돈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매출과 비용내역의 명확한 공유, 비용 산정의 범위 규정과 적용방식, 초기 투자금 회수 명목, 가불 및 대출, 규모있는 관리 부재 등이다.

소속사와 연예인은 수입이 발생되는 활동을 서로 명확하게 공유해야 한다. 연예 활동을 통해 얼마를 벌었는지에 대해 양측이 관심을 갖고 함께 관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증빙이 어려운 지출 내역에 대해서는 금액의 규모에 따라 관리 방법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일정 규모 이하의 지출 결의는 선지출 후보고하고, 일정 규모 이상의 지출은 사전에 서면이나 대면 결의를 하는 방식이 좋다. 연예 활동에 필요한 비용이 적절하게 사용되었는지에 대한 증명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데뷔하기까지 초기 투자금이 많은 경우에는 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안전장치로 초기수익을 일정 기간동안 분배하지 않거나, 회사의 정산 비율을 높게 책정한다. 계약 만료 이후에 기존 소속사가 가지고 있던 활동 상표권이나 퍼블리시티권 관련된 분쟁도 잘 챙겨야할 부분이다. 계약만료 후 발생되는 저작 인접권이나 저작권 상표권 등의 수입에 대한 분쟁의 소지가 없도록 계약서 작성에 조금 더 신중을 기해야한다.

또한 활동 중에도 콘서트나 행사, 광고,기타활동 내용의 변경 등으로 추가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있으니 계약과 관련된 내용은 늘 꼼꼼하게 검토하기 바란다.

전속계약을 앞둔 연예인이나 정산 갈등을 겪고 있는 연예인과 상담을 하면 마음이 무겁다. 예민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럴 땐 미국의 연예산업 시스템이 부럽다. 외국은 비즈니스 매니저가 회사와 연예인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하는 게 당연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의 연예인들은 소속사와의 갈등이 잘 불거지지도 않을뿐더러, 설사 갈등이 생겼다고 해도 원만하게 해결한다. 연예인과 매니저, 에이전트 각각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연예계도 국내 연예매니지먼트 사업의 영세성 및 구조적인 문제점을 인정하고 하루 빨리 비즈니스 매니지먼트의 문화가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크리스권(국내 1호 비즈니스매니저, BMC(비즈니스매니지먼트코퍼레이션) 대표)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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