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현행 월 2500원인 TV수신료를 월 3800원으로 올리는 인상안을 의결했다. 인상안은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쳐 국회를 통과하면 확정·시행된다.
KBS 이사회는 30일 여의도 본사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KBS TV수신료를 월 38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통과시켰다. 이사진 11명 중 찬성 9명, 반대 1명, 기권 1명이 나왔다.
이날 이사회에서 확정한 수신료는 1981년부터 유지해온 현재 요금보다 1300원 많고, KBS 경영진이 이사회에 제출한 3840원보다 40원 적은 액수다.
의결된 인상안은 내달 5일께 방송통신위원회에 보내지고, 방통위는 접수일로부터 60일 내 검토 의견서를 붙여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이를 심의해 전체회의에서 통과시키면 본회의 표결을 통해 안이 확정된다.
하지만 실제 인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앞서 2007년과 2010년, 2013년에도 수신료 인상안이 이사회에서 의결됐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내년 3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TV 수신료 인상은 정치권에서는 손 데기 어려운 과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이날 인상안 의결에 앞서 "KBS는 시청자를 우롱하는 수신료 인상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수신료 인상은 KBS 프로그램의 부실함과 편파성에 실망한 대다수 TV시청자 입장을 무시한 크게 잘못된 행태"라면서 "KBS는 방송으로서 최소한의 양식이 있다면, 국민의 분노를 부채질할 수신료 인상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거듭 밝혔다.
한편, 양승동 KBS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서 "중요한 의결을 많이 해오셨는데 오늘 안건은 특히 KBS 미래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양 사장은 내달 1일 기자회견을 열고 수신료 인상 필요성을 거듭 소호할 예정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