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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출범 76년 만에 첫 자치경찰제…'기대 반 우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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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경찰개혁 핵심 과제인 자치경찰제가 1일 전면 시행된다. 자치경찰은 교통·가정폭력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무를 맡는다. 지방자치단체가 일부 경찰권을 갖는 만큼 지역 사정에 맞는 치안 서비스가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지자체 예산에 따라 치안 서비스에 격차가 생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무분담·지휘관계를 두고 지자체와 경찰이 갈등을 빚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자치경찰제는 여러 경찰 업무 가운데 일부를 지자체가 담당하도록 한 제도다. 경찰청장 한 명에게 집중됐던 경찰 지휘권을 국가경찰, 수사경찰, 자치경찰로 3원화한 것이 골자다.

자치경찰 업무에는 실생활과 밀접한 주민안전, 교통, 학교폭력, 실종사건 등이 포함된다. 7인으로 구성된 시·도자치경찰위원회가 이를 지휘·감독한다. 외사·보안·정보 등 국가경찰 사무는 경찰청장이 맡고, 형사사건 등 수사 업무는 국가수사본부장이 지휘한다. 이는 1945년 창설 이후 76년 만에 경찰이 맞는 변화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비대해진 경찰 권한을 줄이고, 지방분권을 활성화하려는 취지로 시행됐다.

자치경찰제 시행에 따라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서비스가 더욱 원활하게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민 요구를 지자체나 자치경찰위가 치안 계획에 즉각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산 심사 단계는 대폭 축소된다. 기존 기획재정부 심사, 국회 심의 등 6단계에서 ‘경찰서 보고→시·도경찰청 심사→시·도 심의’ 3단계로 줄어든다.

자치경찰제가 닻을 올렸지만 이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이 많다. 가장 큰 문제로는 치안 서비스 격차가 꼽힌다. 자치경찰 예산이 지자체마다 다르다 보니 서울, 경기에 비해 재정이 부족한 지자체는 서비스 수준이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다.

업무 분담과 지휘를 둘러싼 혼선도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론적으로는 국가·수사·자치사무에 따라 지휘권이 3분화돼 있다. 하지만 일선 시·도경찰이 맡은 업무를 세 가지 사무로 명확히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예컨대 하나의 실종 신고를 단순 실종사건으로 판단해 자치 사무로 볼지, 형사사건인 수사 사무로 볼지에 따라 시·도경찰은 각기 다른 지휘를 받게 된다.

자치경찰위 구성을 지자체가 하다 보니 경찰과 지역 토착 세력 간 유착이 더 고착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건 발생 초기에 국가, 수사, 자치 등 어떤 사무로 볼지 판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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