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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론자 믿다가 평생 집 못 삽니다" [더 머니이스트-심형석의 부동산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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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론자, 낮춰 부르면 ‘폭락이’라고도 합니다. 이들은 6월1일을 기점으로 서울의 아파트가 폭락할 것으로 예언을 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더욱 높아져만 갑니다. 폭락론자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만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이들은 주목받았습니다. 이유는 4년 동안 계속해서 폭락할 것이라는 공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정반대로 흘러갔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생각을 바꿀 때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 계속해서 폭락론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폭락론자들을 신봉하면서 그들에게 금전적 이득을 안겨주는 분들이 대부분 무주택자라는 점입니다. 심지어 현 정부 들어서면서 집을 팔고 무주택으로 바뀐 분들도 있습니다. 가끔씩 이분들과 상담하다 보면 '집값이 떨어진다고 해도 절대 집을 살수 있는 분들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거를 가지고 충실하게 상담을 하면 이해를 한다는 듯 고개를 끄떡이지만 궁극적으로 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은 황당한 이야기를 합니다.

“집 값이 떨어지면 교수님이 책임지실 겁니까?” 이제는 이런 이야기를 들어도 놀라지 않지만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왜 내가 책임을 지지? 이 사람들의 머리속에는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그때부터 이들이 많이 보는 유튜브와 카페 등에 가입해서 생각을 살펴봤는데 이제는 좀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유롭게 집을 살수 있는 여건이 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필자도 처음에는 무리해서 집을 샀고 계속 주거선호지역으로 갈아타면서 자산을 축적했으니까요. 집을 살수 있는 여건이 어느정도 되는데도 불구하고 집을 사지 않는 사람들의 첫 번째 특징은 결정장애입니다. 본인들은 결정을 할 수 없으니 책임을 다른 사람들에게 미루는 겁니다. 당신이 책임질 거야? 라는 이야기는 나는 결정장애라는 커밍아웃(coming out)과 다르지 않습니다.

두 번째 특징은 지식이나 정보의 부족입니다. 집을 사지 못한 분들은 아무리 많은 지식과 정보를 많이 가졌다 하더라도 그 깊이는 일천할 수밖에 없습니다. 등기를 치기 이전과 등기를 친 이후는 부동산에 대한 열정과 관심도가 확연히 달라집니다. 책으로만 낚시를 배운 사람과 전문 낚시꾼과의 차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지식은 편향된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4년 동안 상승한 아파트 가격으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이 심하다 보니 본인에게 위안이 되는 정보만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폭락론자 유튜버들이 여전히 돈을 버는 이유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폭락론자들도 집을 사고 싶어합니다. 단지 폭락하면 집을 사겠다는 생각이 우리와는 다릅니다. 폭락할 때 무주택자들이 집을 살수 있을까요? 폭락장에서 주식을 사는 것을 ‘떨어지는 칼날을 잡는다.’라고 표현합니다. 바닥을 확인하기 어렵고 공포가 휩쓰는 시장분위기에서 무주택자가 매수에 나서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어지간한 전문가들도 이때는 매수에 나설 용기를 가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폭락론자들이 가지는 더 큰 문제는 지역입니다. 폭락하면 다들 강남을 사고 싶다고 합니다. 폭락론자, 무주택자들도 모두 강남을 사고 싶어하는 데 강남 아파트의 가격이 폭락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수요 확장성이 큰 상품은 떨어질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폭락론자들을 통해 강남 아파트의 상품성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부동산과 같은 자산시장은 주기성과 순환성을 가집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폭은 그리 크지 않고 과거의 가격으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암호화폐와 같이 가치 측정이 쉽지 않은 자산을 제외하고는 오른 만큼 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나 우리나라의 주택시장은 전세제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락폭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주택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은 대체재의 성향이 있는데 매매가격이 떨어지면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은 오릅니다. 서울 아파트의 전세가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16년 6월이며 당시 전세가율은 무려 75.1%나 되었습니다.

소득으로는 부를 축적하기 힘듭니다. 특히나 현재와 같이 유동성이 풍부한 세상에서는 저축을 통해 부를 축적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30년 이상의 사회생활을 뒤돌아보면 궁극적으로는 자산격차가 부의 수준을 가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자산 특히 1순위 자산관리의 대상인 집을 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무주택자들의 경우 집을 살 때 담보인정비율(LTV) 우대폭이 상대적으로 크니 훨씬 더 기회가 많습니다.

폭락론자들의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위안받으려 하지 말고 정부나 민간에서 제공하는 공식적인 통계라도 살펴보는 현실론자가 되었으면 합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외부 필진의 기고 내용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독자 문의 : th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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