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과 호주가 주관하는 대규모 해상 연합훈련 ‘탤리스먼 세이버’에 참가한다. 중국 견제 목적이 가장 큰 이 훈련에 한국이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군 당국은 “특정국 견제 목적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한국의 대중(對中) 견제 노선 참여가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탤리스먼 세이버) 훈련에 참가하는 것은 맞다”며 “연합 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 올해 최초로 참가하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탤리스먼 세이버 훈련은 미국과 호주 양국 주관으로 2005년부터 격년으로 실시되는 해상 연합 훈련이다. 지난 1일 AFP통신에 따르면 데이비드 존스턴 호주 해군 중장은 올해 1만7000여명이 훈련에 참여하고 외국 병력은 2000여명이 참가한다고 밝혔다.
탤리스먼 세이버 훈련은 대중 견제 차원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호주 지난해 코로나19 발발 초기부터 대중 견제 수위를 높이며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의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지난달 “최근 호주 정부의 일부 인사가 냉전 사고와 편견적인 태도를 보이며 양국 간 정상적인 교류와 협력을 해치는 조치를 했다”며 ‘중국·호주 전략 경제대화’의 무기한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올해 이 훈련에는 한국 외에도 일본·영국·캐나다·뉴질랜드도 참여하는데 일본은 호주와 함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 가입국이고 캐나다와 뉴질랜드는 첩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즈’의 회원국이다.
한국의 훈련 참여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중 견제 노선 참여 압박에 따라 이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등 중국이 민감해하는 문구들이 대거 포함됐고, 한국이 처음으로 참가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도 중국을 비판하는 문구가 대거 포함됐다. 다만 군 당국은 대중 견제 차원의 참여라는 일각의 분석에는 선을 그었다. 부 대변인은 “우리 입장은 명확하다”며 “어떤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고 연합 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위해서 참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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