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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직 1만명 퇴직 임박…현대차 노조 "정년 늦춰라" 파업 으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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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동조합원이 9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생산직이 대거 정년퇴직한 데 따른 것이다. 생산직은 올해부터 매년 2000명씩, 5년간 1만 명가량이 정년을 맞게 된다.

현대차 노조가 올해 단체교섭에서 기본급·성과급 인상과 함께 ‘국민연금 연계 정년 연장’을 최우선 순위로 요구하는 배경이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3년 만에 파업을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평균 근속 약 23년, 평균 연봉 약 9000만원에 달하는 생산직이 “5년 더 다니겠다”는 것이어서 청년실업을 고려하면 과도한 요구라는 지적이다.
파업 무기로 정년 연장 압박

2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조는 다음달 6~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고, 8일엔 쟁의대책위원회를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준비 단계다. 노조는 회사가 임금 인상, 정년 연장 등을 수용하지 않으면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019~2020년에는 파업하지 않았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 요구안에 기본급 월 9만9000원 인상(호봉 승급분 제외), 당기순이익 30% 성과급 지급과 함께 국민연금 연계 정년 연장을 담았다. 국민연금 수령이 개시되는 해의 전년도 말인 64세까지 정년을 늘려달라는 요구다.

현대차·기아 노조는 국회 국민동의청원도 진행 중이다. 지난 14일부터 한 달간 이어지고 있는데, 이날 기준 1만7000여 명이 동의했다. 입법을 추진하려면 10만 명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일반 국민의 지지가 없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정년 연장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청년실업은 물론 노동 경직성으로 또 다른 고용 불안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과 코로나19 등으로 상반기에만 7만 대가량 생산 차질이 발생한 것도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힘든 이유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상견례에 이어 이달 24일까지 11차례 교섭했으나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원 감소 위기감에 무리수
현대차 노조가 정년 연장이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이유는 베이비붐세대의 정년퇴직으로 조합원이 줄어들자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작년 말 기준 현대차 노조원은 4만7429명으로 2019년(4만9641명) 대비 4.5%(2212명) 감소했다. 조합원이 줄어든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정년퇴직에 따른 생산직 감소 영향이 가장 컸다. 생산직은 2019년 3만4056명에서 지난해 3만2644명으로 4.1%(1412명) 줄었다.

올해부터 조합원 감소세가 가속화할 전망이다. 올해는 1961년생 정년퇴직자 2347명 중 84.7%인 1989명이 생산직이다. 생산직 중 정년퇴직자는 베이비부머 끝자락인 1965년생이 60세가 되는 2025년까지 매년 2000명 안팎으로, 올해부터 5년간 1만 명에 이른다.

50대 생산직이 절대다수인 현대차 노조로선 치명적이다. 작년 말 기준 현대차 노조원의 69%가 생산직이다. 영업직(11%) 연구직(9%) 일반직(7%) 정비직(4%)을 다 합쳐도 생산직의 절반에 못 미친다. 게다가 생산직은 58.3%가 50세 이상이다.
“노조 센 대기업 생산직만 혜택”
현대차 생산직은 평균 근속 22.5년에 평균 연봉이 8962만원에 이른다. 2014년엔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기도 했다. 이후 성과급이 줄면서 감소세를 보였지만 2019년까지 꾸준히 9000만원대를 유지했다.

현대차 노조의 정년 연장 요구에 극단적인 이기주의라는 전문가 비판이 나온다. 윤희숙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정년을 연장하면 혜택을 볼 사람은 동년배 대부분보다 고임금을 오래 누려온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이동학 최고위원은 현대차 노조를 겨냥해 “자신들만 중요하며 타인의 이해관계는 고려하지 않는 기득권”이라고 SNS에서 쓴소리를 했다.

2013년 정년 60세 법제화 이후 혜택을 본 집단은 전체의 12%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있다. 노조가 센 대기업 생산직과 정년이 보장된 공공 부문 직원들만 혜택을 누렸다는 것이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정년 연장 시 청년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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